강원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이제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여름 내내 방역 우려를 낳았던 모습은 지난 주말에도 계속됐습니다.
관리요원 사라진 바닷가에서 마스크 안 쓴 채로 모여 술판을 벌이고, 야간 수영을 하던 모습을 G1방송 김도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주말 저녁 양양의 한 해수욕장.
방역요원이 출입구를 통제하던 자리에는 캠핑카가 자리 잡았고, 백사장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음주가무가 한창입니다.
강원도에서도 연일 두 자릿수 확진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곳은 딴 세상입니다.
술집 영업 시간이 끝나자 손님들은 죄다 백사장으로 향합니다.
술에 취해 노상방뇨도 서슴지 않고, 깜깜한 바다에서 취중 물놀이까지 즐깁니다.
다음날 아침, 해변은 쓰레기장으로 변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뜯지 않은 술병부터 버리고 간 신발까지, 지난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수북이 쌓인 담배꽁초와 술병이 나뒹굴고 해변가에 그대로 잠이 든 취객까지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 때문에 곳곳에서는 악취가 진동합니다.
[김정훈/양양 인구리 어촌계장 : 저 백사장이 저게 뭡니까. 다 먹고 손 하나 안 대고 그냥 놓아 두고 저게 지역 주민들 보고 청소하라는 것밖에 더 되냐고….]
오전 8시가 지났지만 쓰레기를 치우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해수욕장 관리를 맡았던 지자체나 마을 운영위가 폐장과 함께 철수했기 때문입니다.
쓰레기차는 도로변 쓰레기만 수거합니다.
결국 오전 10시가 지나서야 보다 못한 인근 상인들이 해변가를 정리했습니다.
[마을 주민 : 여기 지역에 와서 놀고 다른 지역 가서 코로나 전파시킬 수도 있는 거고….]
해수욕장이 문을 닫자 서로가 책임을 떠넘기며 방역부터 위생까지 지켜지는 것 하나 없는 무질서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은기 G1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