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동해안 어민들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 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수산물 소비가 잔뜩 위축됐는데, 날씨까지 속을 썩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벌써 열흘 넘게 조업을 못 해 수산시장도 완전히 활기를 잃었습니다.
백행원 기자입니다.
<기자>
강릉 주문진항입니다.
날씨 탓에 조업을 나가지 못한 배들이 항구 가득 묶여 있습니다.
지난 7일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조업을 하지 못한 게 벌써 2주째입니다.
어민 속은 하루하루 까맣게 타들어 갑니다.
[김형식/OO호 선장 : 저번에 태풍 온다는 그때부터 시작해서 오늘날까지 지금 이시간까지 작업을 전혀 못 하고 있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파도도 많이 치고 물도 밀물 썰물 워낙 차이가 많은 바람에 투망했는데도 그물을 건질 수가 없고.]
아예 조업을 못 나가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수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주문진 수산시장은 오가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
팔 생선이 없어 집집마다 텅텅 빈 수조를 두고 문을 닫았습니다.
전체 가게 80곳 중, 64곳이 벌써 수일째 문도 못 열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여름 대목이랄 것도 없이 지났는데, 아예 장사마저 접게 된 상인들은 웃음을 잃었습니다.
[수산시장 상인 : 힘들지. 힘 드는 건 너무 힘들지. (코로나 전보다 손님이) 20% 도 안 되지. 여름에 지금 이때 손님들이 바글바글했지. 지금 손님 하나도 없잖아.]
수산물 수급이 안 되면서 일부 식당은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 궂은 날씨까지.
이중고를 겪는 어민과 상인들이 힘겨운 여름나기를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조은기 G1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