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단지 조경을 위해 설치해놓은 돌덩어리 여러 개에서 1급 발암물질인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이미 국내에서 사용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돌가루가 바람에 날려서 호흡기에 들어가진 않을지 송인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13년에 준공된 인천의 한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단지 조경을 위해 설치한 돌덩어리들이 풀밭 여기저기 놓여 있습니다.
언뜻 보면 화산석 같기도 하지만 방사형 무늬가 군데군데 박혀 있습니다.
석면입니다.
[환경보건시민단체 관계자 : 이것도 쫙 (석면이) 피었잖아. 이것도 피었고. 이렇게 따라서 (무늬가) 발달한 거야.]
환경보건시민센터 조사 결과 이 단지에서 표본으로 채취한 10개 조경석에서 모두 석면이 검출됐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초미세먼지처럼 아주 작은 나노입자 형태로 부서지면 공중에 떠다니면서 우리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오고 끝이 뾰족하니까 더 쉽게 폐에 박힙니다.]
나머지 131개 조경석에서도 석면 함유가 의심됐습니다.
[아파트 단지 주민 : 석면이 검출됐다는, 발암 물질이 함유됐다는 건 정말 놀랍습니다. 주민들은 전혀 몰랐어요.]
국내에선 2009년부터 모든 석면 제품의 사용과 제조, 수입이 전면 금지됐습니다.
[함승헌/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 석면은 흡입했을 때 1급 발암물질입니다. 석면과 관련된 질병은 잠복기가 10년 이상으로 다른 질병에 비해 굉장히 깁니다.]
조경석은 지난 2012년부터 표면에 석면이 노출되지 않도록 안전관리를 강화했습니다.
이 아파트의 준공 시기는 2013년 10월.
법규가 시행된 뒤에도 석면이 섞인 돌덩어리가 사용된 겁니다.
시민단체들은 석면을 함유한 돌들이 인근 아파트 단지에도 조경석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인천 송도 지역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이는 한편 정부와 지자체에도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영상편집 : 김홍식, 영상편집 : 박기덕, VJ : 오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