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말 다이소가 유통한 플라스틱 아기 욕조에서 간과 신장에 영향을 주는 환경호르몬이 나와 전량 리콜됐었죠. 이 환경호르몬이 아파트나 건물의 물탱크에 쓰이는 실링제에서도 나왔는데 인증 기준조차 없습니다.
장훈경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부천의 한 아파트 물탱크 내부에 흰색 고무처럼 보이는 물질이 삐져나와 있습니다.
접합 부위 빈틈을 막아 누수를 방지하는 PVC 실링재인데 다중이용시설 물탱크 대부분에 쓰입니다.
[물탱크 업계 관계자 : (PVC 실링재가) 붙이는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단축돼요. PVC라는 게 가격이 좀, 단가가 쌉니다.]
PVC 실링재 중 하나를 성분 분석한 결과 환경호르몬의 일종인 DINP가 3만 7천850ppm 검출됐습니다.
13세 이하 어린이 제품에 적용되는 DINP 규제 기준 1천ppm보다 37배 이상 높은 수치인데 실링재에는 관련 규정이 없을 뿐더러, 장시간 닿은 물은 문제가 없는 것인지 검사나 연구조차 없었습니다.
물탱크의 경우 완제품에 2주간 물을 담아둔 뒤 수질 검사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인증을 내주는데, 2주로는 위해성 여부를 판단하기 짧다는 지적입니다.
실제 취재진이 실링재를 수조에 담가뒀더니 한 달쯤 뒤에 실링재 표면이 벗겨지는 것이 관찰됐습니다.
[김두일/단국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 : 시간이 지나면 계속 조금씩 성분이 변하거든요. 시급한 관리 대상 화학물질이 어떤 건지 이런 것들에 대해 연구를 해야 하고요.]
DINP는 정기 수질 검사 항목에도 빠져 있는데, 정확한 실태 조사가 시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