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수질 개선을 위해 금강 백제보를 상시 개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8억 원을 들여 100개가 넘는 암반 관정도 뚫었습니다. 근처 주민들은 암반 관정에서 나오는 지하수로 농사도 짓고 겨울엔 또 난방으로도 쓰는데, 문제는 이 지하수에 철분이 너무 많아서 농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금강 백제보 근처 비닐하우스 농장입니다.
겨울 수확용 오이가 한창 자라고 있습니다.
이곳 농장들은 암반 관정에서 나오는 지하수로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 안에 들어 있는 철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김필회/농민 : 이게 철분이여 철분이 이렇게 빨갛게 나와요.]
지하수 철분이 침전되면서 붉은 녹이 생긴 겁니다.
물이 닿은 곳이면 고무관, 물통 할 것 없이 산화철로 붉게 변했습니다.
겨울에는 따뜻한 지하수로 난방도 하는데 암반 관정 물을 쓴 뒤 비닐하우스가 온통 붉은색으로 뒤덮였습니다.
[김용만/농민 : 비닐 위가 빨갛게 녹물이 생겨서 겨울에 일조량도 부족한데 그늘이 생겨서 작물이 자랄 수가 없어요.]
고무호스로 농작물에 물을 주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김서회/농민 : 구멍이 막혀서 물이 잘 안 나와요, 끄트머리는 철분이 쌓여가지고.]
금강 백제보 근처 비닐하우스는 936동, 환경부는 지난해부터 보 개방에 대비해 28억여 원을 들여 암반관정 158개를 뚫었는데 40%가량에서 철분 지하수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암반 관정이 제 역할을 다 못하면서 이곳 백제보는 지난달 중순부터 수문을 닫고 다시 물을 가두고 있습니다.
농사용 물을 쓰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4년째 열고 닫기를 반복하고 있는 것입니다.
수질 검사나 정확한 사전 조사 없이 무턱대고 파놓은 관정 때문에 농민들의 겨울 농사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윤구·김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