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도 했습니다. 원빈도 했습니다. 유재석도 했습니다. GD도 했습니다. 수지도 했습니다.
무엇을 했느냐고요? '아이스버킷 챌린지'입니다.
루게릭병으로 잘 알려진 '근위축성 측색경화증(ALS)'에 대해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를 장려하기 위해 지난해 8월쯤 유행했던 캠페인입니다.
캠페인은 간단했습니다. 머리부터 얼음물을 뒤집어쓴 후 다음 도전자 3명을 지목하는 겁니다.
지목된 사람은 24시간 이내에 얼음물을 뒤집어쓰거나 루게릭병 관련 단체에 100달러를 기부하면 됩니다.
얼음물을 머리에 쏟아붓거나, 기부하겠다는 인증샷이 페이스북을 가득 채웠습니다.
벌써 1년 전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아이스버킷 챌리지는 원래 취지대로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정말 도움이 됐을까요?
혹시 그저 재미난 놀이로 끝나고 실제 효과는 없는 것 아닐까요?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니콜라스 크리스토프가 조사해봤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실제로 루게릭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됐다는 겁니다.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 당시 조성된 기금으로 여러 질병 치료의 실마리를 찾았고, 이달 초 '사이언스'지에 실렸습니다. TDP-43이라는 단백질이 특정 환경에서 뇌나 척수의 세포사(死)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특정 형태의 단백질을 주입해 세포를 정상으로 돌릴 수 있다는 내용이었죠. 연구진은 같은 원리를 루게릭병 뿐 아니라 치매나 알츠하이머, 근육 약화를 가져오는 여러 질병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산 부족으로 손대지 못했던 "고위험 고수익형(High risk High return)" 실험을 아이스버킷챌린지로 모은 돈 덕분에 과감히 진행할 수 있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시작된 지 6주 만에 1억 1,500만 달러가 모였고, 지금 본 것처럼 루게릭병 환자를 위해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아이스버킷 챌린지는 지난해 한창 유행할 때 게으른 사회운동, 이른바 '슬랙티비즘'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게으른(Slack) + 행동주의(Activism) 그러나 1년 뒤 확인해보니 실제로 효과가 있었네요.
[니콜라스 크리스토프/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 분명한 건 아무리 게으른 운동이라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겁니다.]
웃으면서 함께한 작은 실천도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칼럼 원문: 뉴욕타임스 구성: 임찬종, 김민영 그래픽: 안준석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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