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하천가 숲 속에 사는 너구리가 요즘 서울 도심에 출몰하고 있습니다. 보기는 귀여울지 몰라도 공격적이고 전염병을 옮기는 짐승입니다.
박하정 기자입니다.
<기자>
한밤중, 너구리 두 마리가 아파트 단지를 유유히 걸어갑니다.
몸이 가려운 듯 뒷다리로 등을 긁기도 합니다.
또, 다른 아파트 단지에서는 너구리들이 아예 아파트 화단과 공원에 굴까지 파 놓았습니다.
[최동희/서울 강남구 삼성로 : 두 마리가 나란히 베란다 쪽으로 걸어가는 걸 봤어요. 저녁 7시쯤이요. 양재천이랑 워낙 가깝고.]
서울 강남구 양재천에서 서식하다 인근 주택가에서 포획된 너구리는 지난해 2마리였는데, 올 상반기에만 벌써 4마리나 됐습니다.
매달 5건 정도던 신고 건수도 지난 5~6월에는 10~15건 정도로 늘었습니다.
최근에 퍼진 전염성 피부병에 걸려 쇠약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황진규/서울 강남소방서 구조대장 : 음식물이 부족하다 보니까, 주택가에서 쉽게 음식물 쓰레기를 접할 수 있으니까 주택가까지 많이 내려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문제는 이 피부병이 인수공통 전염병이어서 사람에게도 옮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너구리는 광견병을 옮기기까지 합니다.
[최농훈/건국대 수의학과 교수 : 너구리의 발톱에 할퀴거나 경우에 따라 물 경우가 있거든요. 굉장히 위험한 병원체들이 사람이나 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습니다.]
너구리가 사람에게 먼저 접근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만큼, 우연히 너구리와 마주쳐도 과자 등 먹이를 주지 말고, 음식물 쓰레기 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주 범, 영상편집 : 하 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