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워낙 더워서 여름이 시작된 지 꽤 된 것 같은데 이제 겨우 8월 2일입니다. 갈수록 여름이 길고 세지는 느낌인데 50년 뒤면 우리나라에서 여름이 1년에 다섯 달이 될 거라는 전망입니다.
정구희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설명하겠습니다.
<기자>
기상학적으로 하루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으면 여름이라고 정의하는데, 1900년 초반에만 해도 여름은 6, 7, 8월 3개월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상학적 여름은 5월 21일부터 9월 28일까지 4개월로 늘었습니다. 도시화로 온실가스가 증가하면서 여름은 길어지고 겨울은 짧지만 강해진 것입니다.
기후학자들은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계속 온실가스가 늘어나면 앞으로 약 50년 뒤인 2070년에는 여름이 5월 12일에서 10월 10일, 5개월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름이 길어지면 열기가 쌓이면서 그만큼 폭염의 강도가 강해집니다.
1919년 37.5도였던 서울 최고기온은 1994년 38.4도를 거쳐 어제(1일)는 우리가 겪어본 적 없는 39.6도까지 치솟았습니다.
75년 동안 0.9도 오른 건데, 24년 만에 1.2도나 크게 올랐습니다.
33도가 넘는 폭염과 최저 기온 25도가 넘는 열대야 일수도 올여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사상 처음 서울에서 나타난 초열대야도 열섬 현상이 커지고 있어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습니다.
오늘 기온이 꺾이면서 올여름 폭염의 고비는 넘긴 듯하지만 이제는 폭염이 상시화됐으며,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한 고온이나 열대야, 국지성 호우가 얼마든지 나타날 수 있다고 기후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