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가 딸 정유라 씨에게 이화여대 입학과 학사관리에 특혜를 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받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특혜를 둘러싼 모든 혐의와 의혹을 부인했습니다.
최근 본인 재판 중 딸 정 씨와 관련한 대목이 나오자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던 최 씨는 법정에서 정 씨를 적극적으로 옹호했습니다.
최 씨는 오늘(14일) 서울고법 형사3부 조영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교수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딸에게 특혜를 달라고 청탁했나'라는 취지의 모든 질문에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김 교수 변호인이 "2014년 9월 김 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정유라가 이대에 지원했으니 입학할 수 있게 김 학장에게 힘을 써 달라'고 부탁했나"라고 묻자 최 씨는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당시 나는 김 교수가 학장인 줄도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이 "2015년 말이나 2016년 초에 김 교수를 만나서 딸의 학사관리에 신경 써달라고 부탁했나"라고 재차 묻자, 최 씨는 "그런 적 없다"고 답했습니다.
최 씨는 지난 2015년 하반기와 이듬해 상반기에 이대를 방문했을 때 상황에 관한 질문에는 대부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또 질문과 관련 없이 자신의 입장을 말하거나 정 씨를 두둔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최 씨는 증인 신문이 끝난 직후 발언 기회를 얻어 "엄마의 욕심으로 딸을 이대에 보내보려고 해서 교수들이 고통받게 돼 죄송하다. 교수들이 학교로 돌아갈 수 있게 재판부가 배려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감정이 격앙된 듯 떨리는 목소리로 "내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켜 딸이 망가지고 고등학교 학적도 뺏겼다. 딸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며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최 씨는 특검팀이 질문하기에 앞서 "강압수사와 회유, 압박을 많이 받아서 감정조절이 잘 안 되니까 관련된 것만 물어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특검팀이 최 씨에게 김 교수와 수차례 통화한 이유를 묻자, 최 씨는 "전화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검찰과 특검이 나를 격리시켜 약으로 버티고 있어서 며칠 전 일도 잘 기억나지 않으니 이런 것은 묻지 말라"고 답했습니다.
김 교수는 정 씨가 이대에 입학하고 부실한 학사관리에도 불구하고 성적을 받을 수 있게 특혜를 준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오는 22일과 26일 공판을 열고 정 씨에게 특혜를 주는 데 관여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받고 항소심 진행 중인 체육과학부 이원준·이경옥 교수 등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예정입니다.
한편, 재판부는 당초 오늘 학사비리 연루 혐의로 기소된 최경희 전 총장과 최순실 씨의 항소심 재판을 마무리하려 했으나 심리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결심 공판을 다음 달 10일로 미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