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속도로에서 약물복용에 따른 '환각운전'이 치명적 교통사고의 '주범'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외신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CNN은 현지시간으로 28일 최근 공개된 '약물복용 운전 실태'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 2015년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운전자 가운데 환각운전이 음주운전을 처음으로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고서는 고속도로 안전관리자들의 대표기구인 고속도로 안전감독관 연합회(GHSA)와 주류업자들이 설립한 음주운전방지재단이 공동 작성한 것입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동안 고속도로에서 약물운전자의 43%가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음주운전자의 37%가 사망한 것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뉴욕 이타카의 GHSA 뉴욕지부 제임스 헤들런드 안전전문가는 "이 같은 데이터가 처음으로 나왔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고속도로에서 약물복용 운전이 만연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조너선 애드킨스 GHSA 대표도 "미 전역에 걸쳐 약물운전이 심각한 교통사고 원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면서 "현 상황을 인식하고 향후 약물운전 예방과 단속을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가세했습니다. 실제로 미국 50개 주에서 약물운전은 불법으로 규정돼 있지만 주마다 약물운전 범위와 단속 기준이 제각각이라고 CNN은 전했습니다.
연방 교통부 산하 전미고속도로교통안전위원회(NHTSA)에 따르면 약물운전 단속 시 적발되는 약물의 종류는 430종에 이르며, 이 가운데 대마초(마리화나)가 3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29개 주에서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워싱턴DC와 8개 주에서는 오락용 대마초 사용을 각각 합법화하고 있어 '환각운전'이 크게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약물운전 감별이 매우 어려워 약물운전자들이 실제보다 축소됐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음주운전 단속에서는 기초조사로 음주측정기를 사용하지만, 약물운전 단속에서는 기본적으로 경찰관의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음주운전과는 달리 약물운전은 2차 검증을 반드시 거쳐야 해 단속에서 적발되지 않은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가 하면 미국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보고서의 타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여전히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는 음주운전이 가장 큰 위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루스 레이더 IIHS 대변인은 "이번 보고서는 2015년 교통사고로 사망한 운전자의 57%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고속도로 교통사고의 주범은 여전히 음주운전”이라고 논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