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중화장실에서 서양식 변기와 동양식 변기 중에 하나를 고르라고 하면 어떤 걸 선택하시겠습니까? 서양식 변기에 대한 선호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지만 서울시가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의외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남자의 20%, 여성의 경우 40% 정도가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할 경우 동양식 변기를 사용하길 원한다고 답한 겁니다. 그 이유가 뭘까요?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변기에 휴지를 수십 겹 수북이 쌓아놨습니다.
양변기 위에 아예 쪼그리고 앉아 볼일을 보기도 합니다.
여러 사람이 쓰는 공중화장실 변기에 살이 닿는 게 찝찝하다며 나온 아이디어들입니다.
[지하철 화장실 이용객 : (공중화장실에서 제일 신경 쓰이는 게 뭔가요?) 변기에 소변 튀었는지가 신경 쓰여요.]
이러다 보니 지하철 화장실 이용객들은 불편도 기꺼이 감수합니다.
[지하철 미화원 : 그런 사람들은 옛날식 좌변기에 많이 들어가요.]
지하철 역사 직원의 안내를 받아 화장실 이용객에게 사전 동의를 얻고 여자화장실에 들어가 봤습니다.
이렇게 더 편하게 볼일을 볼 수 있는 서양식 변기에 자리가 남아 있는데도, 일부러 쪼그려 앉아서 볼일을 봐야 하는 동양식 변기를 찾는 손님도 적지 않습니다.
[지하철 화장실 이용객 : 저는 원래 재래식(동양식) 변기를 좋아해요. 서양식 변기는 여럿이 앉다 보니까 더 안 좋을 것 같아서요. 저는 저런 데 잘 안 앉아요.]
서울시가 지하철 이용객 3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23%가 동양식 변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여성의 경우 40%나 동양식 변기가 좋다고 답했습니다.
[지하철 화장실 이용 여성 : (변기에) 세균도 신경 쓰이고 그래서, 화장실 갈 때 휴지로 한 번 닦고 쓴다든지 해요.]
서울시는 최근 건설된 9호선 지하철 같은 경우 화장실에 현재 서양식 변기밖에 설치돼있지 않지만, 앞으로 건설하는 9호선 3단계 노선과 경전철 우이선 화장실에는 이번 설문조사에 나타난 결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하성원, VJ : 김준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