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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상사일 떠맡아 하다가 과로사…"업무상 재해"

<앵커>

친절한 경제 김범주 기자와 함께합니다. 직장 상사 일까지 떠맡아서 하루에 12시간 가까이 일을 하다가 갑자기 숨진 대기업 과장이 있었는데, 유족이 4년 동안 소송 끝에 결국, '업무상 재해다' 이런 판결을 받아냈네요.

<기자>

연말 맞아서 이게 한 번 들어둘만한 일입니다. 딱 4년 전에 2011년 12월에 있었던 일인데, 당시에 마흔 살이던 대기업 과장이 이 시간쯤에, 갑자기 출근하려다가 가슴이 아프다면서 쓰러진 거예요.

그래서 병원으로 바로 옮겼지만, 엿새 뒤에 결국, 숨졌습니다. 그런데 말씀하신 대로 4년 만에 일이 과해서 숨진 거라고 법원이 인정을 해줬습니다.

<앵커>

실제 회사에서 이런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기는 한데, 일이 얼마나 많았던 건가요?

<기자>

대기업에서 사업계획 세우고 돈 관리하는 업이라서, 원래 연말이니까 바쁜 데다가 그게 끝이 아니고 내년 계획 세우고 하다가 신입사원 교육까지 맡고 있었고요, 그리고 바로 위에 있던 차장 둘이 한 달 전에 11월에 교육을 갔는데 차장 둘이 하던 일을 과장한테 다 시킨 거에요.

그래서 과장이 차장 일을 다 받아서 하려니까 이게 보통 일이 아니었겠죠. 그래서 이런 일이 있었던 건데, 원래 지병이 있었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있었다. 그런데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은 사실 흔하잖아요.

그런데 그게 있었다면서 산업재해로 인정을 안 해줬습니다. 그랬던 법원이 4년 만에 유족 손을 들어줬습니다. 1주일에 60시간 넘게 일했는데, 업무 자체가 많았다.

또 직장생활 하는 사람들은 잘 아는데 일하는 시간보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중요하잖아요. 그게 몸을 아주 상하게 했다는 걸 인정을 해준 겁니다.

월요일인데도 아침부터 몸이 찌뿌듯하고, 출근하려니까 기분도 우울해지고 이런 분들도 아마 꽤 계실 텐데요, 술자리, 일, 스트레스 다 많을 때인데, 지금 보시는 것처럼 회사가 잘 안 챙겨주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본인이 이 시간 이때쯤에 몸 관리 정말 잘하셔야 할 때입니다.

<앵커>

다른 이야기 좀 해보겠습니다.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들의 모임, 오페크라고 하죠. 여기서 "석유 생산량을 좀 줄이자." 이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네요.

<기자>

그래서 지금 꽤 논란이 되고 있는데, 오페크 하면 자기들끼리 철저하게 담합하는 걸로 유명한 데잖아요. "생산량 줄이자." 그러면 석유가 확 줄면서 값이 펑펑 뛰고, "이제 늘려 볼까." 그러면 값이 내려가고, 이걸 50년을 이렇게 해왔었는데, 이제 그런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일종의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과거에는 사실 그래서 우리나라 같은 경우 오페크 결정이 굉장히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도 많았었는데, 이제는 좀 세태가 달라진 것 같네요.

<기자>

이게 이유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다 미국 때문이에요. 미국이 이걸 지금 하고있는 건데, 우선 세계에서 가장 많이 석유를 뽑아내는 나라가 어디인지 아세요? 미국입니다. 작년에 미국이 1위가 됐어요.

미국이 가장 많이 석유를 뽑아내고 있는데,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셰일가스라는 것 때문입니다. 땅속 깊숙이, 지하 2천 m 밑에 있는 땅을 깨고 그 안에 있는 가스를 뽑아내는 기술을 미국이 현실화해서 지금 쓰고 있기 때문에 유가에 영향을 미쳤어요.

1년 반 전만 해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1백 달러 정도였는데, 작년 하반기에 한마디로 뚝 떨어졌습니다. 오페크도 같이 맞불을 놓기 시작했기 때문에, "미국이 1위야? 기름 그렇게 많이 뽑아? 그럼 우리 기름 많아 한번 뽑아 보자." 붙은 거에요.

특히 셰일가스는 초기기 때문에 배럴당 60달러는 나와야 타산이 맞다는 걸 노려서 힘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변수가 또 발생한 게 미국이 이란하고 핵 협상 합의를 해버렸습니다.

이게 뭘 의미하냐면, 미국에 내년에 이란 경제 제재를 풀어주거든요. 그럼 이란은 그동안 못 팔았던 기름을 팔아서 나라를 복구를 해야 되는 겁니다.

중국을 비롯해서 세계 경제가 별로인데, 오페크도 기름 뽑아, 미국도 뽑아, 이란은 또 더 뽑겠다고 그래, 기름이 사방에 넘쳐나는 사태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러면 우리도 별로 좋지가 않은 게, 떨어져도 적당히 떨어져야 되는데, 우리도 지금 석유 사다가 휘발유 같은 거로 나눠서 해외에 내다 파는 없이 굉장히 크거든요. 화학업체들이 당장 가격이 출렁거리면 같이 타격을 입을 수가 있고요, 돈 못 벌게 된 산유국들이 우리 물건도 덜 사게 될 겁니다.

그래서 오페크 문제는 결과적으로 우리한테도 와 닿는 문제이기 때문에 조만간 다시 한 번 현실적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앵커>

국제 유가가 떨어진다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네요.

<기자>

떨어질 때도 적당히 떨어져야지 이렇게 막 급락을 하시기 시작하면 지금 20달러대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그럼 큰 문제가 생길 수가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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