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는 집에 가던 길에 잠시 식료품점에 들를 생각으로 진출로로 나가려는데 차 한대가 앞에서 가로막는 바람에 제대로 나갈 수 없었습니다. 짜증이 난 가르시아는 그 차를 추월하면서 “이 멍청한 놈아! (“F***** idiot!)라고 소리질렀습니다. 이 한마디가 엄청난 결과를 낳게 될 줄은 그때만해도 꿈에도 몰랐습니다.
가르시아로부터 욕을 먹은 차에는 32살 토니 토레즈가 타고 있었습니다. 두 차 간의 신경전은 고속도로에서 3.6킬로미터에 걸쳐 계속됐습니다. 그러던 중 토레즈가 권총을 꺼내 들었습니다. 깜짝 놀란 가르시아가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속도를 높여 달아나는데 뒤에서 두 발의 총성이 들렸습니다. 그 순간 뒷좌석에 타고 있던 아들 이삭이 소리쳤습니다. “아빠! 릴리한테서 피가 나요!”
![보복 운전으로 총에 맞아 숨진 4살 릴리](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3/200880227_1280.jpg)
가르시아는 차를 갓길에 세우고 뒷좌석에서 피를 흘리는 딸 릴리를 살펴봤습니다. 머리에 총을 맞은 릴리는 이미 피범벅이 돼 있었습니다.
![[월드리포트] 살인으로 번진 '보복 운전'…그 참극의 전말](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3/200880228_1280.jpg)
911 구급대원들과 함께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릴리는 이미 눈동자가 풀려 있었습니다. 4살 어린 소녀 릴리는 그렇게 고속도로 갓길에서 서서히 숨져갔습니다.
![릴리의 엄마](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3/200880231_1280.jpg)
고속도로에서 빨간 픽업 트럭이 자신을 갓길로 밀어 부쳐 전복될 뻔 했다면서 총을 쐈다고 말한 겁니다. 이 지인은 곧바로 이 사실을 경찰에 알렸습니다. 뿐만 아니라 토레즈의 면허증 주소가 실제 주소와 다르다면서 실제 주소까지 알려줬습니다. 경찰에 체포된 토레즈는 자신의 혐의를 순순히 인정했습니다.
![보복 운전 도중 총을 발사한 토레즈](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3/200880235_1280.jpg)
이렇게 끔찍하고 황당한 보복운전은 미국에서 흔한 일입니다. 기자도 지난 여름 비슷한 일을 겪었습니다. 가족과 함께 샌디에이고에 다녀오던 길이었는데, 칠이 다 벗겨진 승용차가 기자의 차를 뒤쫓으며 빨리 가라고 헤드라이트를 번쩍댔습니다. 더 속도를 내면 규정 속도를 위반하는 지라 옆으로 비켜줬지만 그 차는 계속 기자의 차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위협해댔습니다.
지난해와 올해 초 보복 운전을 기사로 다룬 경험이 있었던 지라 기자는 아예 고속도로 진출로로 나가 그 상황을 피했던 기억이 납니다. 기자 차에 가족들이 타고 있지 않았다면, 그리고 미국의 실정을 잘 몰랐더라면 아마도 욱하는 마음에 그 차와 신경전을 벌였을 터이고 그랬다가 기자 역시 비명횡사 했을지 모를 일입니다.
![[월드리포트] 살인으로 번진 '보복 운전'…그 참극의 전말](http://img.sbs.co.kr/newimg/news/20151023/200880233_128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