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이래 최대 규모' 조희팔 사기사건 재조명

희대의 사기범 조희팔의 최측근 강태용(54)이 중국에서 검거되면서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사기 사건으로 불리는 조희팔 사건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조희팔의 '위장 사망'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풀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경북 영천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조희팔은 유통업계 등을 전전하며 잔뼈가 굵었고 48세이던 2004년 유사수신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BMC, 엘틴, 벤스밴, 씨엔, 리브, 티투, 리젠 등 그가 운영한 유사수신 업체는 전국에 22개나 됐습니다.

그는 투자를 끌어모으려고 교묘한 수법을 동원했습니다.

터무니없는 고수익 약속 대신 저금리 시대 재테크 사업으로 포장해 연 35%의 확정금리를 주겠다며 투자자를 유혹했습니다.

투자자가 돈을 내고 의료기기를 사면 조희팔이 운영하는 회사가 이를 찜질방 등에 빌려주고 이자를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곧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후발 회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이자를 주는 사업 구조가 더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자 그는 2008년 12월 밀항해 중국으로 달아났습니다.

2004∼2008년 그와 조직 내 2인자로 불리던 강태용이 끌어모은 회원은 4만∼5만여 명에 이르렀습니다.

피해 규모는 4조 원가량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부 피해자 단체는 피해 규모가 최대 8조 원에 이른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습니다.

경찰은 조희팔이 2011년 12월 중국에서 급성 심근경색으로 사망했다고 2012년 5월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조 씨가 사망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랐습니다.

유족이 찍었다는 동영상과 중국 당국이 발행한 사망진단서가 사망 근거의 전부였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조 씨 유족이 보관하던 뼛조각을 입수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조사를 의뢰했지만,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피해자 모임은 40여 명으로 추적단을 구성해 지금도 그의 흔적을 쫓고 있습니다.

피해자 모임은 중국, 동남아 등에서 조 씨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최근에도 들어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을 수사하는 대구지검은 조 씨의 일거수일투족을 아는 강태용이 10일 중국 현지에서 검거되면서 조 씨가 실제 사망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대구지검은 지난달 18일 국정감사에서 "조 씨가 살아 있는 것을 전제로 수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조 씨는 중요 범죄인으로 현재 인터폴을 통해 적색 수배가 내려진 상태입니다.

대구지검은 지난해 7월 조희팔의 은닉재산 흐름에 대한 재수사에 착수해 지금까지 1천200억 원대의 자금을 확인하고 추징 보전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또 조 씨의 은닉재산을 빼돌려 사리사욕을 채운 조 씨 조력자 12명을 검거해 법정에 세웠습니다.

이 과정에 수사 정보 제공, 수사무마 협조 등의 부탁을 받고 조희팔의 돈을 받은 전·현직 검찰, 경찰 간부 3명이 구속됐습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조 씨의 최측근 인물인 강태용이 국내로 송환되는 대로 그동안 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던 은닉재산 흐름을 다시 파악하고 면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