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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야스쿠니 신사에 모셔질 영광?



"앞으로 징병을 보낼 반도의 부모로서 자식을 나라의 창조신께 기뻐하며 바치는 마음가짐과 귀여운 자식이 호국의 신으로 야스쿠니 신사에 신으로 받들어 모시어질 그 영광을 충분히 인식하여…"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3년 10월.

징병제 시행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전선공직자 대회'에서 어떤 사람이 한 말입니다.

자식을 전쟁 중인 일본군에 입대시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말하는 연설입니다.

'일본의 창조신'께 자식을 바치는 것이니 기쁜 마음을 가져야 하며 이후에는 그 자식이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 호국의 신으로 모셔지는 영광을 누릴 수 있으니 좋은 일이라는 것이죠.

요즘도 일본 정치인들이 참배할 때마다 국제사회의 비판이 쏟아지는 그 야스쿠니 신사 말입니다.

이 말을 한 사람은 누굴까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아버지,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한 말이라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어제(17일) 밝혔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포항 출신의 재력가인 김용주 전 회장이 1941년 일제의 침략 전쟁에 협력하기 위해 만들어진 민간 친일단체인 임전보국단에 발기인으로 참여했고, 경북지부 상임이사를 지냈다고 주장했습니다.

[용어 설명 : 발기인 (發起人) 앞장서서 어떤 일을 할 것을 주장하고 그 방안을 마련하는 사람. 특정 단체의 창설 과정에 참여한 사람.]

또 김용주 전 회장은 경북지역에서 애국기(愛國機) 헌납 운동, 즉 일본군 비행기를 생산하기 위해 헌금을 내자는 운동을 주도했다고 민족문제 연구소는 밝혔습니다.

'조일신문'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애국기 헌납 운동을 독려하는 광고를 냈다는 겁니다.

이 밖에도 '아사히신문'에 징병제에 찬성하는 광고를 자신의 이름으로 내는 등 친일 행적이 뚜렷하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 측은 김용주 전 회장의 행적은 친일과 애국이 모두 있다며, 적절한 시기에 국민이 판단할 수 있게 입장을 밝히겠다고 해명했습니다.

우리 헌법은 연좌제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아버지의 잘못을 아들에게 물을 수는 없습니다.

또 김용주 전 회장이 20대 초반에 3.1운동의 뜻을 기리는 '삼일상회'를 개업하는 등 애국 활동한 적이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이 탄압받았던 일제시대에 재력가로 살았던 한 사람이 징병을 독려했다는 역사적 사실은 기록에 남길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들이 집권 여당의 대표라는 사실 역시 국민에게 감출 이유가 없습니다.

애국 행적이든 친일 행적이든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알려서 과거를 올바르게 기억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더 나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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