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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중국시장 어쩌나"…6월 판매 급감

토종업체 약진·판촉 경쟁심화·모델 노후화 '3중고'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중국 토종업체들이 값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앞세워 빠르게 치고 올라오고 있고 글로벌 합자업체들은 판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 공세에 나서고 있지만 현대·기아차는 모델 노후화 탓에 점유율을 내주고 있습니다.

자동차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의 중국공장 판매량은 약 6만 대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8%나 급감했습니다.

기아차도 3만8천 대로 26.5% 감소했습니다.

반면 다른 합자업체와 중국업체는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일본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도요타는 판매량을 41.7%나 끌어올렸고 혼다도 26.1% 증가한 7만3천여 대를 판매했습니다.

현대·기아차와 2위 다툼을 벌이는 GM도 소폭(0.4%)이지만 증가세를 나타냈고 메르세데스-벤츠는 38.5%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중국 토종업체인 창청자동차(4.7%)와 지리자동차(22%)의 판매량도 상승곡선을 그렸습니다.

이처럼 현대·기아차의 실적만 유독 큰 폭으로 뒷걸음치면서 6월 중국시장 점유율은 7%대로 떨어졌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올해 5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누적 점유율은 9.5%였습니다.

현대·기아차가 실적 부진에 빠진 것은 중국 경기 침체와 경쟁업체들의 가격 인하 공세, 주요 차종의 노후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에서는 경기 부진 여파로 값싼 자동차를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에 글로벌업체의 차량 가격보다 30~40%나 싼 중국 토종 SUV가 인기몰이 중입니다.

토종업체의 약진으로 합자업체들도 고전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5월 30만 대 규모의 공장을 완공한 폴크스바겐과 지난해 12월 40만 대와 올해 2월 30만 대 등 총 70만대를 확충한 GM의 경우 상황은 더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폴크스바겐이 일부 공장을 '시설검사' 명목으로 2주간 휴업을 결정하자 일각에서는 생산 감축을 위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을 정도입니다.

이에 따라 합자회사들도 판매 부진 타개를 위해 가격 인하 등 대대적인 판촉에 나서고 있습니다.

GM은 5월부터 11개 차종의 가격을 일제히 내렸습니다.

현대차의 투싼과 경쟁하는 상하이GM의 캡티바는 960만 원이나 인하된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기아차는 올 하반기와 내년 초 신차 출시를 앞둔 투싼과 랑동, K5의 모델 노후화로 이렇다할 마케팅을 펼치지 못하면서 판매가 급감한 것입니다.

현대·기아차는 그러나 중국시장의 전통적 성수기인 9∼12월에 신형 투싼과 신형 K5를 잇따라 출시해 반격을 노릴 계획입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비수기인 7~8월에는 시장 방어에 주력하되 성수기부터 모든 판촉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무이자할부 대상 차종을 확대하는 한편 기존에 현대·기아차를 보유한 소비자가 차량을 바꿀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소비자 혜택도 늘릴 방침입니다.

다만 무리한 가격 인하는 자제하기로 했습니다.

출혈 경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하기보다는 시장 흐름에 맞춰 연비와 성능이 강화된 터보 모델을 추가로 투입하고 사양을 조정한 신규 트림을 출시해 시장 대응력을 높여나간다는 방침입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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