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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악플러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존감이 낮아'

대담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 ('선플운동본부' 이사장)

▷ 한수진/사회자:

한 현직 부장판사가 수년 동안, 몇 년 동안이나 글을 수천 건이나 올린 것이 밝혀져서 우리 사회에 충격을 줬죠. 인터넷상에서 횡행하고 있는 악플들 때문에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입기도 합니다. 법정 소송으로 비화하거나 심지어는 생명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빚어지고 있는데요. 우리 생활에 중요한 환경이 된 사이버 공간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가 정말 시급한 상황입니다.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2015년 SBS 캠페인에 따라 저희 프로그램에서도 배려 문화에 대해서 함께 지혜를 모아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이신 건국대학교 민병철 교수님 연결해서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민병철 교수님 안녕하세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건강하시죠, 교수님?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예.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하면 한 마디로 '대한민국 영어 전도사시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을 텐데요. 지금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시고, 몇 년 전부터는 인터넷 선플 달기 운동을 이끌고 계시죠?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네. 지금 현재 건국대학교에서 학생들이 창조 비즈니스 업무 능력을 갖도록 하는 영어 원어강의를 하고 있고요. 또 한 가지는 인터넷상에서 악플을 추방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청소년 대상 선플 인성교육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보면 '악플'이니 '선플'이니 하는 말들, 우리가 참 쉽게 접하게 됐는데. 단어를 보면 한자하고 영어가 섞여서 만들어진 그런 단어인 셈이죠?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선플은 한자의 착할 선 자예. '선플'은 한자의 '착할 선(善)'자와 영어의 대답하다. 답장하다 '리플라이(reply)'의 합성어인데요.
 
'선플'은 착한 댓글, '굿 코멘트(good comments)' 또 긍정적인 댓글, 포지티브 코멘트(positive comments)'로 '악플'의 반댓말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선플달기는 무조건 칭찬의 댓글만을 달자는 것이 아니고, 정당한 비판의 말은 수용하지만 근거 없는 비난과 허위 사실, 욕설 등을 하지 말고 악플로 인해서 상처받는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댓글을 달자는 것인데요.
 
선플 운동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상에서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가깝게는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에게 칭찬과 격려의 말과 행동을 실천하는 것으로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악플의 폐해와 선플의 필요성을 알리는 캠페인 활동, 또 선플교육활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 악플이라는 게 우리 사회의 건강을 해치는 무서운 존재가 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은데요. 교수님, 우리 사이버 환경에서 이런 악성 댓글, 얼마나 많이 횡행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세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현재 악플의 피해는 아시겠습니다만 연예인, 정치인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일반인과 청소년들에게까지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습니다. 몇 해 전에 한 여고생이 SNS 대화방에서 16명의 또래 친구들로부터 집단적인 언어폭력을 당하자 참지 못하고 자신이 살던 아파트 11층에서 뛰어내리는 사건이 있었고요. 많은 유명인들이 악플 때문에 생명을 버리는 일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또 앞에서 언급하셨지만, 이런 악플 문제가 지난주에 있었던 사건이죠, 현직에 있던 공직자가 수천 건의 악플을 올린 충격적인 사건도 일어났었고요. 인터넷진흥원의 통계에 의하면 초중고생의 약 30%와 일반인의 15%가 타인에게 사이버 폭력을 가한 적이 있고, 네티즌들의 30% 이상이 사이버폭력의 피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듯 악플 문제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렇게 악성댓글을 올리는 심리는 어떻게 봐야 될까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악플 단 이유에 대해서 조사를 해봤더니요, 설문조사 결과 초등학생의 절반인 45.7%가 '장난으로'라고 대답을 했고요. 또 일반인들도 '상대방에게 화가 나서'가 41.7%, '장난삼아서' 37.5% 답을 했는데요.
 
악플 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이 심각한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유는요, 악플의 대부분이 익명성 뒤에 숨어서 사회적으로 잘 알려진 사람을 비난하고 깔보면서 자신이 그 사람들보다 우월감을 느껴보려는 경향이 있는데요. 악플러들의 공통점은 자존감이 매우 낮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악성 댓글을 퇴치하고 좋은 댓글을 다는 그런 운동을 전개하게 되신 데에는 또 어떤 계기가 있으시다면서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2007년에 제가 젊은 여가수가 악플 때문에 세상을 떠난 사건을 알게 됐는데요. 아주 충격적인 사건이었습니다.
 
당시 제 영어수업을 듣던 학생들이 온라인 수강생을 포함해서 570명이 됐는데요. 이 학생들에게 '악플로 인해서 고통 받는 10명의 유명인들의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찾아서 선플을 달아주라'고 과제를 내줬습니다. 그랬더니 1주일 만에 아름다운 선플이 5700개가 달리게 됐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은 학생들이 선플을 다는 과제를 하면서 악플의 폐해와 선플의 중요성을 깨닫고, 또 그들이 그동안 장난스럽게 달았던 악플을 반성하고 학생들 스스로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돼서 본격적으로 선플운동을 하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아 그렇군요. 직접 학생들도 해보니까 아 이게 얼마나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일이고 얼마나 타인에게는 힘을 주는 일인지 선플과 악플에 대해서 잘 알게 됐다 하는 그런 말씀이시네요.
 
그래서 그 이후로 계속 또 이런 운동을 하고 계시는데, 사실 지금 SBS에서도 올 한 해 동안 '배려, 대한민국을 바꿉니다' 해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요. 인터넷 상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 정말 중요한 마음가짐이 되겠죠?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네. 그렇습니다. '나보다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배려는 타고난 성격보단 후천적인 교육의 영향이 더 크다' 그런 연구가 나와 있는데요.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과 이런 방송 캠페인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상에서 글을 올릴 때는 상대방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데요. 감정에 따라서 즉흥적으로 글을 올리지 말고 일단 메모장 같은 곳에 써두었다가 글을 읽는 상대를 생각하면서 올리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되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죠.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생각한다면 말이죠. 그렇게 쉽게 악플 올릴 수는 없죠, 교수님, 지금 보람을 느끼시는 성과도 많이 있으실 것 같은데 좀 말씀해 주세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대전에 있는 우송중학교 학생들이 수학여행 중에 버스가 전복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한 학생이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친구들이 '힘내라, 재윤아. 학교가자. 넌 할 수 있을 거야' 이런 선플을 달기 시작했는데요. 순식간에 이 학교 모든 학생들이 선플을 달기 시작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이 학교에서 악플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재윤이를 위해서 선플 달기를 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악플의 폐해를 스스로 깨닫게 된 것이죠.
 
또 한 가지 사례는 '울산교육청에서 선플 운동을 한 후에 지난 해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이런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학교폭력이 선플 운동에 의해서, 청소년 언어문화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 큰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주로 선플 운동이라는 게 좋은 댓글 달아주는 그런 방식이 되는 건가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네. 그렇습니다. 상대방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악플 대신에 그런 댓글을 달아주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께서 '우리 민족이 배려의 민족이다' 이런 말씀을 자주 하신다면서요?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예. 우리는 손님을 초대하면 식사를 할 때 뭐 아시겠습니다만 손님이 좋아하는 반찬을 상에서 상대방 가까이 옮겨준다든지, 접시에 남은 마지막 한 점의 고기를 서로 양보하느라고 집지 않는다든지, 이런 배려의 문화가 우리 민족의 몸에 배어있습니다.
 
또 IMF 금융 당시 나라 빚을 갚기 위해서 각지에서 국민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금을 국가를 위해서 자발적으로 내어놓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한국인들만의 배려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이젠 온라인에서도 배려의 문화, 좀 잘 확신이 돼야 되겠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민병철 건국대학교 교수/'선플운동본부' 이사장
 
네.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선플운동본부 이사장이신 건국대 민병철 교수 연결해서 말씀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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