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수진의 SBS 전망대] 벤틀리 광란질주, 만약 멧돼지였다면 풀어줬을까?

* 대담 : 한문철 변호사 (스스로닷컴 대표 변호사)

▷ 한수진/사회자: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벌어진 광란의 질주, 벤틀리 사건 기억하시죠? 유명 물티슈 업체 대표가 문제의 차주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경찰의 초동 수사,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스타 법률가시죠, 한문철 변호사와 자세한 얘기 짚어보겠습니다. 변호사님, 안녕하세요?

▶ 한문철 변호사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벤틀리, 굉장히 비싼 외제차죠?

▶ 한문철 변호사
많이 비싸요.

▷ 한수진/사회자:
얼마죠?

▶ 한문철 변호사
이번에 문제된 차가 3억 8천만 원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그 비싼 차를 이렇게 함부로 몰았던 거죠?

▶ 한문철 변호사
돈이 많은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웃음)

▷ 한수진/사회자:
지난 10일에 있었던 사건인데, 당시 상황부터 한 번 짚어볼까요?

▶ 한문철 변호사
10일, 그 날이 토요일이었죠. 토요일 아침에 8시 15분 경에 강남 도산공원 사거리 근처에서 벤틀리를 몰고 아주 엄청난 질주를 합니다. 영화 속에서 나오는 것처럼. 그러다 앞에 정상적으로 잘 가던 차를, 두 대 사이를 샌드위치처럼 끼면서 두 대를 치고 나가죠. 한 대는 옆으로 뒤집히고 다른 차랑 또 부딪히고요. 벤틀리는 그때 바퀴가 하나 빠졌습니다. 바퀴가 빠진 채로 또 350미터 정도를 그대로 달려갔는데. 더 이상 차가 움직일 수 없자, 벤틀리에서 내린 사람이 바로 그 옆에 있는 차들 중에서, 아반떼 한 대가 주인이 잠깐 차를 비운 것 같습니다. 열쇠 꽂혀있는 거, 그걸 다시 훔쳐서 몰고 3km 정도 더 강북 쪽으로 도망가다가 금호터널에서 사고를 내고, 그러고 멈춰서죠.

▷ 한수진/사회자:
그야말로 광란의 질주를 한 건데요. 4중추돌 사고 낸 데 이어서 차량 절도, 폭행까지 혐의가 한두 건이 아니라면서요?

▶ 한문철 변호사
금호터널에서 다른 차를 들이받았는데요. 그랬을 때 사고수습을 할 생각은 안 하고 역시 또다시 그냥 갑니다. 그냥 가려고 하는 것을 잡아 세우니까 갑자기 옷을 다 벗고 팬티만 입고 나 뒹굴고, 나머지 다 벗었다는 것 같아요. 그러고선 막 난동을 부립니다. 그러는 와중에 경찰이 왔다는 거죠. 물론 경찰이 오기 전에 금호터널에서 사고가 났던 차량의 운전자를 폭행한 것도 있었고요.

▷ 한수진/사회자:
면허도 없었고요?

▶ 한문철 변호사
무면허죠. 음주운전으로 아마 면허 취소가 됐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렇게 혐의가 한두 가지가 아닌데, 경찰이 사고 당일에 벤틀리 차주를 체포해 놓고도 곧 풀어줬다면서요?

▶ 한문철 변호사
네, 그랬었죠.

▷ 한수진/사회자:
형사소송법상 절차 문제로 체포하지 못했다는 게 경찰의 해명인데요. 이게 대체 무슨 뜻인가요?

▶ 한문철 변호사
저도 예전에 검사 생활 해봤었는데, 이해가 도저히 안 되는 내용입니다. 왜냐하면 벤틀리 차가 사고를 내서 아반떼를 훔쳐 도망갔는데, 아반떼 운전자로부터 신고가 들어왔고요. 그때 강남 경찰서였다는 것 같은데요. 강남서로 갔는데 그 벤틀리가 누구 차다, 파악을 했답니다. 파악을 하고 운전자 주인한테 전화를 하니까 “내가 지금 중부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했다는 거예요.

물론 그 전에 광란의 질주를 할 때, 여기저기에서 시끄러웠던 것 같습니다. 경찰에서 그 차를 쫓아라, 하면서요. 강남서에서 형사들을 중부서로 보냈다는 거죠. 급파를 했다는 거죠. 중부서에서는 폭행에 대해서 조사하고 나머지는 전부 다 강남에서 일어났으니까 강남서에서 하겠다... 중부서에서는 현행범 체포가 돼있던 상황입니다. 그런데 폭행 피해자가 많이 다친 것도 아니고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상황에서 중부서는 그럼 풀어줘야 되겠다, 강남 서에서는 어 그래 풀어줘라, 별 거 아니니까 풀어줘라, 이랬다는 거죠.

현행범으로 체포됐던 사람이 풀려났을 때 재체포가 되려면, 다시 체포하려면, 영장이 필요하거나 긴급체포를 해야 되는데, 영장을 받을 시간은 없었고 또 긴급체포할 사건 아니다, 별 거 아닌 사건이었다, 이렇게 강남 서에서 판단했다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지금은 봐주기 수사였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잖아요?

▶ 한문철 변호사
그렇죠. 왜냐하면 긴급체포할 상황이 아니었다, 얘기를 했는데요. 그 자체가 과연 긴급체포할 상황이냐 아니었느냐를 놓고 판단하면, 그 당시 별 거 아니라고 했고 단순 물피 사건이었고 그랬는데, 그걸 갖다가 나중에 구속시켰어요. 상황이 바뀐 게 하나도 없습니다. 똑같은 상황인데 구속할 사건을 왜 그때는 단순 물피에 도주로만 생각했었는데, 그리고 절도 사건도 우습게 봤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마약 관련된 게 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하나가 더 추가돼서 구속했다고 하는데. 처음에도 이 사람이 난동을 부렸거든요. 그리고 아침 그 시간에 사람들 많이 다녔는데. 뭐라 그럴까요. 미친 듯이 질주를 했거든요. 그렇게 사고를 내고 또 바퀴가 빠졌는데 도망가고, 남의 차 훔쳐서 도망가고.

▷ 한수진/사회자:
옷도 다 벗었고 말이죠.

▶ 한문철 변호사
보통은 기행이라고 신문에 나오고 있는데, 좋게 표현하는 거고요. 기행을 한글로 그대로 표현하면 미친 짓이거든요? 그러면 그게 약 먹은 사람이 아니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 생각을 했었어야 됩니다. 그런데 음주 측정을 해보니까 음주는 아니라서 그냥 보냈다고 그러는데. 음주운전을 하는 사람은 걸릴까봐 조심해요.

그런데 만약에 약물을 복용하고서 그렇게 했다고 그러면, 그건 훨씬 더 위험하거든요. 이상한 행동을 했으니까 음주가 아닌데 왜 그랬을까, 약물에 대해서 그때부터 체크했어야 되는데 그걸 안하고 그냥 보냈다는 것, 그 자체가 경찰이 몰라서 그랬거나 또는 경찰이 너무 관대하거나. 중부서 관내에서 두 시간 동안 조사를 받는 동안 누구한테 엄청난 센 사람한테 뭔가 청이 들어왔거나 부탁이 들어왔거나 세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는 거죠.
 
특히 제일 중요한 게 단순 물피냐, 사람이 다쳤느냐, 그것은 아직까지 진단서가 안 들어왔기 때문에 좀 더 기다려봐야 되는데. 아직까지 몰랐다고 할 수 있지만 절도가 엄청 큰 거거든요. 이렇게 생각해 보자고요. 벤틀리를 몰다가 사고를 내고 아반떼를 몰고 도망갔으니까 별 거 아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아반떼를 몰고 질주하다 바퀴 빠졌는데, 350미터 더 가다가 그때 옆에 서 있는 벤틀리를 훔쳐서 갔다고 그러면, 그걸 별 거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 되죠.

▶ 한문철 변호사
거꾸로 생각하면 정확한데. 경찰은 또 하나의 논란에 들어갈 수 있는 거죠. 벤틀리 몰던 사람이 아반떼 몰고 간 건 별 거 아니다? 여기에 많은 국민들이 분노하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뭐가 말이 안 돼요, 계속. 결국은 여론이 좋지 않으니까 경찰이 뒤늦게 부랴부랴 영장 청구한 게 아니냐,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거잖아요?

▶ 한문철 변호사
그러니까 그것도 두 가지죠. 형사소송법 해석을 잘 못해서, 즉 잘 몰라서 그랬었거나 아니면 봐주려고 그러다가 언론에 들켜서 그래서 할 수 없이 뒤늦게 떠밀려서 구속했거나, 가능성은 둘 다 있죠. 물론 나쁜 쪽으로 해석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어쨌든 그대로 풀어줘서 또 다른 사고가 났더라면 정말 어쩔 뻔 했어요. 큰일이잖아요?

▶ 한문철 변호사
긴급체포를 해야 된다는 것은 우선 일벌백계 측면이라는 게 있고요. 또 하나는 위험을 방지한다는 건데요. 얼마 전에 어디 도시에선가 멧돼지가 출현해가지고 동네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은 적이 있었어요. 근데 이번 사건을 만약 강남에서 멧돼지가 도심을 쑤셔 놨다, 그리고 강북으로 도망쳤다, 경찰이 출동했다, 근데 중부에서 잡히더니 조용해지더라, 그래서 큰 사고는 강남 서였는데 와보니까 조용하니까 “아, 이거 주인 파악됐어? 그럼 그냥 풀어줘” 풀어주면 또 다시 또 사고를 낼 수 있다는 거죠. 그런 위험성이 있고.

또 강남에서 이렇게 질주를 하고 남의 차 훔쳐도 ‘아, 별 거 아니구나, 단순 물피 사건은 체포 안 하는구나’ 이러면 다른 사람들도 똑같은 사고를 낼 수 있다는 거죠. 일벌백계라는 게 처벌에서 대단히 중요한 건데, 경찰이 그걸 간과했던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멧돼지에 비유하셨어요. (웃음)

▶ 한문철 변호사
멧돼지도 그냥 이리저리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데나 처박는 게 비슷해 보여서 말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지금이라도 제대로 수사해서 죗값 물어야 할 텐데,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 한문철 변호사
우선 이번에 경찰에 구속시켰을 때 언론에 보도된 것에 의하면요, 뺑소니 사고죠. 처음에 단순 물피라고 그랬는데, 뺑소니가 추가된 걸 보니까 피해자가 진단서를 제출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사고 후 미조치’ 그건 별 거 아니에요. 뺑소니의 부록 정도밖에 안 되는 거고요. 무면허라는 거 원래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요. 그 다음에 절도, 아반떼 절도. 처음부터 알고 있었고요.
 
그 다음에 하나가 마약류 관리법 위반이 추가됐는데요. 그것은 두 가지로 볼 수 있겠습니다. 하나는 수면제를 과다 복용했다는 얘기가 나오는데요. 그 수면제 성분을 먹고서는 운전을 할 수가 없는데, 혹시 그건가 하는 생각도 있고요. 그렇다면 별도의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죄명을 하나 더 넣지는 않았을 것 같고.

혹시 다른 마약을 복용한 상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소변도 채취해서 소변도 받았고 머리카락 채취해서 국과수 보냈다는 것은 우리가 보통 많이 알고 있는, 필로폰이라고 하죠? 히로뽕 그런 류의 마약일 때 머리 검사를 많이 하거든요. 헤로인이라든가. 그래서 그것은 아직까지 경찰에서 수사 중이기 때문에 밝혀지지는 않은 내용인데요. 처음에 이상한 행동했던 것이 제정신은 아니었을 거다, 그렇다면 마약을 한 거 아니냐, 거기에 대해서 또 하나 수사가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짧게 좀 답변 부탁드릴까요. 처벌은 최소한 어느 정도 될까요, 그럼?

▶ 한문철 변호사
이번에 사회적 파장 일으킨 걸 봐서는 초범이라 하더라도 바로 풀어주진 않을 것 같은데요. 대외적으로 많은 사람들한테 경각심 불러일으키기 위해서 실형 선고. 징역 1년에서 3년까지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앞으로 반성 많이 했다는 이유로 풀어줄 수는 있겠죠.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설명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한문철 변호사와 함께 벤틀리 사건 논란 짚어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