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시사이슈#스브스딥빡
그러니까 이건, 유난히 무덥던 지난 여름부터 어느 학교 교정에서 일어났던 일입니다. 본관에서 일어났던 일은 ‘시위’라기엔 조금 낯선, 단순히 ‘모임’이라기엔 분명한, 그러니까 그건, 새로운 형태의 ‘문화’였습니다. 그곳엔 나이도 이름도 모르는 ‘벗들’만 있었습니다. 본관을 점령한 시위는 더운 여름부터 시작돼 어느덧 쌀쌀한 가을로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외롭고 힘든 싸움을 꿋꿋하게 견뎌온 학생들이 이화정신을 머금은 들꽃으로 피어났다면… 이제 우리 교수들은 들꽃은 살려내고, 폭군을 몰아내는 결단을 내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시위(10.19) 성명서 낭독 中
학생들은 학교 설립 이래 첫 200여 명의 교수 시위라는 이례적인 사건까지 만들었습니다. 최경희 이화여대 총장은 지난 19일 총장직을 사퇴했습니다. 지난 85일 동안 학생들은 새로운 ‘문화’를 보여줬습니다. 학생들은 학내 의사결정 민주화, 정유라 씨의 특혜 의혹 등 남은 과제에 대한 답을 기대하며 이제 본관에서 나올 겁니다. 이 학생들이 다시 본관으로 모이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기획 최재영 /구성 이은재
(SBS 스브스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