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폭행을 당했던 현장 영상입니다. 모자이크로 가렸지만, 가해자는 노인을 맥주병으로 때려 쓰러뜨리고도 폭행을 계속 이어갔습니다. 당신 주변에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하지만 폭행을 막으려 선뜻 나서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폭행은 계속됐고, 70대 노인은 의식을 잃어갔습니다. 하지만 그 때 한 젊은 남성이 나타나 순식간에 가해자를 제압합니다.
노인은 이 청년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청년은 119 구급차가 올 때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전치 7주의 큰 부상을 당한 노인이 구급차에 실리자 홀연히 자리를 떠났습니다. 경찰은 이 청년에게 용감한 시민상을 주려 했지만 청년은 사건 현장에서 아무런 정보를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SNS를 통해 이 청년을 수소문했습니다. 이 청년을 찾는 글에 많은 칭찬이 달렸고, SNS는 또 착한 힘을 발휘해 이 청년을 아는 사람이 댓글을 달았습니다.
대구광역시에 살고 있는 이 청년의 이름은 장우현이었습니다. 지난 2013년에 있었던 용기있는 선행의 주인공 장우현 씨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알기 위해 모닝와이드 취재진이 직접 만났습니다. 우현 씨는 당시 용감한 시민상을 받았지만, 직장 동료들은 그의 수상 소식은 물론이고 의로운 선행 사실조차 알지 못 했습니다. 우현 씨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현 씨는 3년 전 그날의 상황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담담하게 그날의 용기를 방송으로 전해주었습니다. 쉽지 않은 용기를 냈던 우현 씨에게 묻고 싶은 게 더 생겼습니다. 그래서 우현 씨 연락처를 구해 몇 가지 더 물어봤습니다. 직접 대화를 나누고 나니 우현 씨는 더 훌륭한 청년으로 느껴졌습니다.
“주변에 119 좀 불러달라고 요청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않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직접 119에 전화를 했습니다.”
당시 가해자를 제압하고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도 우현씨는 심하게 다친 노인을 병원에 보내기 위해 직접 119에 신고했고, 구급차가 올 때까지 노인을 보호하며 자리를 지켰습니다.
“당시에 제 할머니가 편찮으셨거든요. 근데 집에 아무도 없어서 할머니 모시러 가던 길이라 서둘러 가야 했어요.”
게다가 편찮으신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길이라 마음은 급했지만, 한 노인이 폭행을 당하는 상황을 모른척하고 넘어갈 수 없었습니다.
“다음번에 비슷한 일이 벌어지면 혼자 막을 수 없는 상황이더라도 주변 분들과 힘을 모아서라도 막아야겠죠”
또다시 그런 일이 있으면 뛰어들겠냐는 질문에 전화기 너머 들린 우현 씨의 대답은 당차고 또렷했습니다. 우리 기억에는 사람들의 외면 속에 폭행 사건의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갖게 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보았습니다.
‘내가 만약?’, ‘혹시 내 옆에서…’
이런 생각을 해보면 정말 우현 씨처럼 나서는 건 정말 쉽지 않다는 걸 금방 알게 됩니다. 우현 씨와 같은 의로운 사람이 두고두고 사람들의 칭찬을 받아야 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겁니다.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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