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여자를 엘리베이터 안까지 뒤따라가 몰래 촬영한 20대 남자에게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습니다.
노출이 거의 없는 옷차림이었던 데다 특정 신체부위를 강조해 찍지 않아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진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대법원 2부는 성폭력범죄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촬영 혐의로 기소된 29살 유 모 씨에게 벌금 1백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서울북부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유 씨는 지난 2013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49건의 몰카를 찍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이 가운데 피해자 A 씨가 신고한 한 장의 사진은 1심 무죄, 2심 유죄 판결을 받아 대법원까지 갔습니다.
가슴을 중심으로 상반신이 촬영됐는데 A 씨 얼굴은 나오지 않았고, 회색 티셔츠에 레깅스를 입고 있어 외부로 노출된 부위는 없었습니다.
피해자 A 씨는 당시 CCTV를 확인하고 나서 수치스럽고 무서웠다며 성적 느낌을 가지고 유 씨가 촬영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도 이를 인정해 유 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습니다.
반면 대법원은 사진의 객관적 특성에 중점을 두고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가슴 부위를 강조하거나 윤곽선이 드러나지는 않았고 시야에 통상적으로 들어오는 부분을 그대로 촬영했을 뿐 특별한 각도나 방법으로 찍은 사진도 아니라는 겁니다.
대법원은 "유 씨 행동이 부적절하고 불안감과 불쾌감을 유발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촬영 부위가 피해자와 같은 성별, 연령대의 일반적인 사람들 관점에서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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