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62_700.jpg)
1명이 숨지고 8명이 다친 용인 도로 공사현장 붕괴 사고. 취재팀은 지난 5일 전북 군산에서 사고로 숨진 이 모 씨의 아들을 만났다. 지난 3월 25일 저녁, 그는 사무실에서 뉴스로 사고를 처음 접했다. 맨 처음에 그 사고를 봤을 때는 "아이고 이거 또 부실공사 했구나. 또 불쌍한 사람 안 다쳐야 하는데."
2013년 한 해 동안, 공사 가설물 붕괴나 추락으로 숨진 건설노동자만 349명에 달한다.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의 36.8%나 되는 숫자다.![[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59_700.jpg)
부산에서 만난 한 가설물 생산업자는 실태를 이렇게 요약했다. "파이프는 비계든 뭐든 불량이 많이 들어와요. 현장에. 대부분이 다 불량품이에요. 제대로 된 게 없다니깐."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수준을 넘어, 모두 다 쉬쉬할 만큼 곪을 대로 곪았다는 고백도 터져 나왔다. 인천 지역의 한 업체 사장의 말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가설업체를 하는 사람들은 다, 지금 유통되는 파이프가 다 불량인지 알고 있어요."
취재팀은 가설물 시장에 유통되는 파이프의 성능을 직접 검증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판매 업체를 돌며, 공사현장 비계용으로 널리 쓰이는 파이프 3개를 구매했다. 모두 국내 업체 2곳이 안전보건공단으로부터 자율안전확인서를 발급받아 생산 중인 제품이다. '단관 비계용 강관'은 고용노동부 고시로 재료 기준이 정해져 있다. 즉, STK500 이상의 기계적 성질을 통과했다고 당국이 검증했다는 얘기다. 기계적 성질은 인장강도와 항복점, 연신율 3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하나라도 미달하면 불합격이다.
● 당국이 생산 허가한 정품 모두 '불량'![[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55_700.jpg)
실험은 간단하다. 철은 상온에서 성질변화가 거의 없으므로, 주변 온도나 습도를 통제할 필요가 없다. 40cm짜리 시편을 만든 뒤, 수직으로 세워 기계에 물린다. 그리고 위아래로 잡아당겨 기계적 성질을 측정한다. 약 1분 정도 버티던 파이프는 어느 순간 '땅' 소리를 내며 끊어진다. 실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53_700.jpg)
![[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52_700.jpg)
세 제품 모두 인장강도는 가까스로 합격치를 넘었다. 하지만, 연신율은 모두 미달이었다. 이 제품으로 검증을 받으려 했다면 통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연신율 기준은 20. 세 제품은 연신율이 각각 10과 16, 14에 불과했다.
연신율이 낮은 파이프는, 왜 위험한 걸까. 현직 고용노동지방청에서 해당 업무를 하는 담당자의 설명은 이렇다. "아무래도 강도만 세고 연신율 낮으면 유리화 같은 쪽으로 가기 때문에 부러지기 쉽고. 그래서 안전 단관으로 부적격합니다."![[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48_700.jpg)
이건 연신율은 20으로 기준치에 턱걸이했다. 하지만, 인장강도가 450. 기준치 500도 못 채우는 심각한 불량이란 사실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판매업자들은 근로자와 자재가 오르내리는 가설물 용도로 많이 팔린다고 말했다. 6m 기준으로 이런 'BS품'의 단가는 1만 4천 원. 1만 5천5백 원대인 제품들보다 1천5백 원이 싸다. 대량 구매를 하면, 단가 차이는 개당 3~4천 원으로 벌어진다. 판매업자의 설명은 이랬다.![[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46_700.jpg)
"이게(BS품) 아시바(비계). 그 대용으로 쓰는 거지. 이걸로 많이 쓰더라고. 이거를. 근데 이게 원칙적으로 하려면, 아시바용(단관 비계용 강관)하고 이것하고 약간의 차이가 있어요. 이게 좀 약해."
비계용 파이프가 어떻게 관리되고 있기에 이런 불량품이 생산, 납품되는 걸까. 고용노동부는 실태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 걸까. 취재 결과, 가설물 품질 관리엔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었다. 고용부와 그 퇴직관료들이 이끌어 온 가설물 업자들의 이익단체. 그들이 가설물 품질 검증을 '업계 자율'로 처리해 온 지난 수년 동안, 안전은 내팽개쳐져 있었다.![[취재파일] 최우철](https://img.sbs.co.kr/newimg/news/20150617/200844865_700.jpg)
(당국의 부실한 가설물 관리체계는 다음 편에서 계속 전하겠습니다.)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