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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급식비 안 냈으면 먹지마!"…가슴아픈 사진 한 장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4.09 08:17|수정 : 2015.04.09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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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서울의 한 사립 고등학교 교감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친구들이 다 지켜보는 앞에서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의 이름을 큰 소리로 호명하며 야단을 쳤기 때문인데요, 학교 측의 해명에도 참된 교육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김광현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바로 이 한 장의 사진이 마음을 아프게 했습니다.

학교 식당 앞인데요, 교감 선생님이 복도를 막아선 채 급식비 납부 명단을 들고 대조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급식비를 밀린 아이들에게는 빨리 내지 않으면 다음부터는 먹지도 못하게 하겠다고 호통까지 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 소리 들은 아이들은 고개를 숙인 채 밥을 먹었고 어떤 아이는 다 먹지도 못하고 급식실을 뛰쳐나갔다고도 합니다.

이 아이들이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지, 또 이걸 들은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지 안타까운데요, 해당 학교는 오히려 무엇이 잘못이냐는 듯 당당한 태도로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알고 보니 교감 한 사람이 즉흥적으로 판단해 실수를 한 게 아니라, 교장과 교감이 합의 아래 계획적으로 벌인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에도 급식비에서 적자가 나서 1천만 원 정도를 자신들이 물어내야 했다며 한 3일 정도만 직접 나서서 경고를 주려던 차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결코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은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고 했고 전화비는 내면서 급식비는 안 내는 식의 도덕적인 해이를 꾸짖으려 한 것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만약 비교육적인 부분이 있었는지는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발언도 했습니다.

공개적인 망신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건 기본적인 상식인데도 말입니다.

옛날과 비교해서 교실이나 시설 같은 학교의 외적인 환경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교사가 학생을 학생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이해하고 대하지 않는 한 진정한 의미의 교육 환경 개선은 먼 이야기일 뿐입니다.

▶ [취재파일] '도덕적 해이'에 대해 경고하려 했다…공개적 망신 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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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는 일이 거의 없죠.

저도 이렇게 생방송을 할 때를 빼고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심지어 잠을 잘 때도 스마트폰을 항상 끼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활자 매체에 더욱 집중하자는 뜻에서 SNS를 접목한 다양한 독서 활동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저희 8시 뉴스에서도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런 움직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김아영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지하철에 앉은 승객들이 어쩜 이렇게 전부다 손에 손에 책을 펼치고 묵묵히 책만 볼까요?

SNS상에서 미리 기획된 이른바 독서 플래시몹입니다.

장소를 조금 옮겨서 모두가 카페에 앉아 말 한마디 없이 책만 읽는 묵독 파티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이스 버킷 챌린지처럼 내 생애 10권의 책을 골라 SNS에 올린 뒤 후자를 지목하면 지목된 사람이 또 10권을 선정해 올리는 방식의 북 버킷도 한동안 유행했습니다.

평소에 책을 멀리했다면 막상 10권을 꼽기도 쉽지 않습니다.

여기에 책장난 이라는 이름의 놀이도 등장했는데요, 주변에서 눈에 보이는 책을 아무거나 한 권 집어 들고 자기 나이만큼의 페이지를 연 뒤 좋은 구절을 찾아 SNS에 소개하고 마찬가지로 다음 사람을 지정하는 게임입니다.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 보여주기에만 치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보여줌으로써 어떤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만족할만한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이종/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하나를 오랫동안 집중하는 그런 문화가 과거보다는 좀 쉽지 않은 과정에 있고 이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그런 매체를 이용해서 함께 읽자, 또는 함께 모여서 토론 하자라든가 함께 모여서 공부하자 이렇게 발전을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요. SNS를 이용한 선용의 케이스라고 생각됩니다.]

▶ [취재파일] 'SNS 책 놀이' 어디까지 해보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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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만 100살의 할머니가 달리기로도 힘든 1천500m를 중도 포기하지 않고 수영으로 완주했다는 소식 어제(8일) 이 시각 세계 코너를 통해 전해 드렸는데요, 세계 최장수 국가로 유명한 일본에는 이렇게 스포츠 분야에서 엄청난 노익장을 과시하는 고령자들이 유독 많습니다.

그 비결이 뭔지 권종오 기자가 취재파일에 담았습니다.

지금 보시는 미야자키 히데키치 할아버지는 1910년에 태어났습니다.

100살이 넘은 나이에 육상 100m를 29초 83에 주파했고 103살이던 작년 8월에는 38초 35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그는 우사인 볼트와 한판 붙어보고 싶다고 밝히며 대결이 성사된다면 볼트의 번개 세레머니도 따라 하겠다고 유쾌한 농담도 던졌습니다.

때문에 골든 볼트라는 별명도 얻었죠.

자신은 아직 젊은데, 다만 귀가 어두워서 출발 총성을 잘 듣지 못하는 바람에 스타트에서 몇 초를 손해 보는 게 유일하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하는 그는 놀랍게도 아흔 살이 넘어서야 처음으로 육상 단거리 종목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지난 주말 1천500m를 완영한 나가오카 미에코 할머니도 사실 82살에 무릎 재활 치료를 위해서 수영을 배웠습니다.

초반에는 물에 뜨지도 않아서 고생했다고 하네요, 이들이 특수한 유전자를 타고난 건 아닙니다.

60대가 넘어가면 주민등록증의 나이는 거의 의미가 없어지고 신체 나이가 중요한 데, 그중에서도 운동 능력의 핵심은 관절 나이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이 두 사람의 경우는 무릎 관절과 어깨 관절이 실제 나이보다 2~30년 젊었던 겁니다.

그리고 노인이 되어서도 활발히 운동하려면 우선 다치지 말아야 하고 또 지나치게 무리를 해서 연골을 손상시키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의사들은 지적하는데요, 건강은 정말 관리하기 나름인 것 같습니다.  

▶ [취재파일] 일본 100살 노인의 반란…비결은 '관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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