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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플러스] '유령 수술' 피해 늘어…복지부 대책은?

안현모 기자

입력 : 2015.03.23 08:26|수정 : 2015.03.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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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가 마취로 잠든 사이 원래 약속된 의사가 아닌 생면부지의 다른 의사가 대신 수술을 하는 이른바 '유령 수술' 피해가 늘고 있다는 소식 지난주 8시 뉴스에서 보도해 드렸습니다.

오죽했으면 보건복지부도 대책을 내놨는데요.

말 그대로 유령과의 싸움인지라 잡아내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심영구 기자가 취재파일에 남겼습니다.

현재 의료법상에는 유령 수술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습니다.

유령 수술이 법에서 규정한 무면허 의료행위도 아니고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에 해당하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지난달 복지부가 대책을 발표했는데요.

첫째, 수술 전 동의서에 실제 수술 의사가 수술 예정 의사와 동일하다는 내용을 표기한다.

둘째, 성형외과 병·의원을 중심으로 수술실에 CCTV를 자율 설치한다.

셋째, 수술하는 의료인의 이름과 사진부터 면허의 종류까지 각종 정보를 수술실 바깥에 게시하는 일명 수술실 실명제를 추진한다.

그리고 유령 수술을 하다가 적발될 경우 면허 자격 정지나 업무 정지 혹은 과태료 부과 등의 처벌을 내릴 수 있다는 게 그 골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유령 수술을 적발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모든 게 외부와 차단된 수술실 안에서 이뤄지는 데다 환자를 제외한 모두가 병원 관계자여서 이들만 입을 맞추면 영원히 입증하지 못할 수도 있는 겁니다.

따라서 시민단체들은 유령 수술 감시운동 본부를 출범시키고, 피해자들을 모아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한편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의 처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 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 1983년 미국 뉴저지 대법원도 환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사람이 환자의 신체를 칼로 절개해 훼손하고 손을 집어넣는 행위를 '의료'가 아닌 사기, 상해, 또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해야 한다고 판시했다고 하는데요.

우리도 해당 병원과 의사를 형사 고소하고 이렇게 해서 조직적이고 계획적인 집도의 바꿔치기가 처벌받는 판례가 만들어지면 상황이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취재파일] '유령수술'은 처벌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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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북한산 일대뿐 아니라 경기도 시화호는 물론 제주도 한라산 등에서도 야생 들개가 속출하며 골칫거리로 떠올랐습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게릴라식으로 나타나 등산객과 가축을 공격하고 있는 건데요.

이들이 어디서 어떻게 왔는지를 따져보면 우리들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마주하게 됩니다.

한세현 기자가 취재파일을 통해 설명했습니다.

야생 들개가 번식을 거듭하며 개체 수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닙니다.

대부분은 사람들이 집에서 키우던 평범한 '반려견'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인에게 버림받고 야생을 떠돌며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과정에서 원래 내재하고 있던 공격성을 되찾게 된 겁니다.

오늘날 개는 오랜 시간 가축으로서 인간에 길들여지며 온순한 성격으로 바뀌었지만, 사실 알고 보면 개의 조상은 몸집이 크고 성격이 난폭한 '야생 늑대'여서 포악한 늑대의 습성이 유전적으로 잠재돼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개가 야생성을 회복하는 건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합니다.

다만 반달곰이 지리산에 방사되는 것처럼 건강한 야생성을 되찾는 것과 개가 북한산에 버려져 유해한 야생성을 갖게 되는 건 본질적으로 다른 과정입니다.

계획된 방사는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지만, 인위적인 유기는 생태계를 교란시킬 뿐입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파괴된 생태계는 부메랑처럼 우리들에게 다시 돌아옵니다.

어찌 보면 거칠게 변해버린 야생 들개보다 훨씬 더 무서운 건 생명을 소중히 여기지 않고 유기견을 무관심과 굶주림에 발버둥 치게 만든 우리 인간의 모습인지도 모릅니다.

▶ [취재파일] 북한산 ‘야생 들개’는 어디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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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화면에 보이는 이 남자, 잡지 표지를 장식한 게 헐리우드 영화배우 같기도 하고 운동선수인가 싶기도 한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 최고의 몸짱 의원으로 불렸던 하원의원 에이런 샤크입니다.

그런데 이런 수식어도 이제는 과거가 됐습니다.

1981년생으로 한 때는 미 정치권이 주목하는 샛별이었지만, 지난주 공금유용 혐의를 받아 스스로 사퇴를 선언했습니다.

김우식 특파원이 취재파일을 통해 전했습니다.

잘 생긴 외모와 탄탄한 몸매의 에이런 샤크는 23살 때 이미 일리노이 주의원에 당선됐고 27살에 당시 최연소 하원의원으로 등극한 뒤로 연달아 4선에 성공하며 승승장구했습니다.

젊고 매력적인 정치인의 등장에 언론까지 열광하며 대중의 큰 인기를 누렸는데요.

그의 비리가 하나둘 탄로나고 말았습니다.

시작은 지난달 불거진 호화 사무실이었습니다.

화려한 붉은 색 벽으로 꾸며진 이 사무실은 마치 영국의 귀족 이야기를 다룬 한 TV 프로그램을 본딴 것 같은데요.

한 현지 언론사 취재 결과 환경미화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미 의회 윤리국과 하원 윤리위가 감찰해 봤더니 샤크가 초선 의원이던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사무실 보수 비용에만 우리 돈 1억 원 이상을 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습니다.

보도 초기에만 해도 샤크 의원은 당당했습니다.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유명한 노래 가사를 인용하며 안티팬들은 뭘 해도 안티팬으로 남을 거란 말을 하기도 했고, 벽 색깔인 붉은 색이 공화당을 상징하는 색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도화선에 불이 붙자 국민이 낸 세금을 사적인 용도로 쓴 의혹들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왔습니다.

후원자 소유의 항공기를 이용하고 자동차 마일리지 세금공제를 속이고 공금으로 슈퍼볼 티켓을 사고 마사지를 받는 등 당도 더이상 안고 가기는 버거운 실태들이 밝혀진 겁니다.

이제 법무부와 선관위까지 조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다음 달부터는 정치 무대에서 그의 모습을 보기 힘들어질 텐데요.

이번 사건은 소위 얘기되는 정치인에 대한 높은 관심과 사랑이 한순간에 그에 비례한 비난과 미움으로 바뀔 수 있단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 [월드리포트] 몸짱·훈남 30대 4선 의원의 몰락…귀족이 되려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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