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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5천 원으론 턱없는 예비군 교통비 "국가가 양심 없다"

입력 : 2014.11.20 09:20|수정 : 2014.11.20 09:35

* 대담 : 박원석 정의당 의원 (국회 예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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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수진/사회자:
현재 예비군들이 지급받는 교통비는 5천원인데요. 실제로 예비군들이 교통비를 지출하는 금액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 예비군 교통비를 현실화해야 한다, 1만 3천 원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해서 이른바 ‘국민쪽지예산’ 이란 이름까지 붙였네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이기도 하죠. 직접 연결해봅니다, 박원석 의원님?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저 같은 여성들은 잘 모를 수도 있는데, 예비군 훈련 때마다 교통비를 지급하는 군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네, 그렇습니다. 예비군 훈련에는 일반훈련하고 동원훈련이 있는데 일반훈련은 주소지 인근에 위치한 훈련장에서 받게 됩니다. 동원 훈련은 통상 원거리에 있는, 예비군들이 입소해서 며칠 동안 숙박을 하면서 받는데요. 두 경우에 다 모두 식비와 교통비가 지급 되는데, 이걸 합쳐서 훈련보상비라고 부릅니다. 올해 예비군 대상자에게 지급되는 훈련 보상비는 교통비 5000원, 식비 6000원, 이렇게 1만 1천 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먼 거리인 동원훈련 같은 경우도 똑같이 지급이 되는 거예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네,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멀리 갈 경우에는 실제 예비군들 지출하는 비용에 훨씬 못 미치겠네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아무래도 그렇죠. 국방부에서 제출한 자료를 보니까요. 올해 4월 7일부터 25일까지 44개 부대에서 예비군 1만 명 정도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실제 지출한 교통비를 보니까 13,210원 정도로 나왔습니다. 대중교통 여건이 안 좋은 지역의 예비군들은 이보다 더 많은 1만 5천 990원 정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이 됐고요.

결국 지금 국방부가 지급하고 있는 교통비 5천 원은 실비에 비해서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고요. 아마 들으시는 분들께서는 집 근처의 예비군 훈련장에 갈 때는 5천 원이면 충분한 것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실 수 있는데. 그런데 서울만 해도 마포나 서대문, 종로 지역에 사시는 분들은 바로 집 근처에 있는 훈련장이 아니고 구파발 지나서 저기 북한산 자락에 있는 예비군 훈련장까지 가야합니다. 뿐만 아니라 구로나 영등포, 서초에 사시는 분들은 아마 안양에 있는 예비군 훈련장에 가실 겁니다. 이게 집에서 버스 한 번 타는 거리가 아니라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그러면 예비군들이 지금까지 불만이 좀 있었겠네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설문조사 결과를 보니까요. 훈련보상비에 대해서 불만족스럽다는 응답이 굉장히 높습니다. 83% 정도 나오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10명 중의 8명은 불만이다... 그런데 역시 예산이 이유겠죠?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예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저는 좀 다르게 봅니다. 국방부에서 기재부에 제출한 부처 예산안을 보니까 내년 예비군 교통비 예산을 183억 원으로 편성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46억 원 정도가 깎여서 137억 원으로 편성이 됐는데요. 국방부 예산안이 애초에 올린대로 통과가 된다면, 내년 예비군 훈련도 교통비는 8천 원으로 오릅니다. 실제 지출에 비하면 좀 부족하긴 하지만, 이마저도 지금 감액이 된 거죠. 최근 3년간 추이를 보니까 국방부에서는 계속 이걸 조금이라도 현실화 하려고 안을 올렸는데, 매년 한 30% 정도 씩 예산이 삭감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올리려고 하면 가서 깎이고, 또 깎이고. 이번에도 한 8천 원 정도 올려보려고 했는데, 다시 깎였다는 말씀이시군요. 8천 원 정도 올리는데도 183억 원이 든다고 했는데, 1만 3천 원 수준이 되려면 예산이 얼마나 드나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297억 원 정도 됐어요. 정부가 내년 예산안으로 제출한 것보다 160억 원 정도 증액된 정도이고요. 이게 많다면 많은 예산인데, 예비군 훈련 교통비라는 그 지출의 성격이, 경직성 경비입니다, 딱 떨어진다는 거죠. 사람 숫자하고, 그 지출하고. 더군다나 이 예비군들이 현역 복무시절에 용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받으면서 복무를 했고, 그리고 이제 제대한 뒤에는 본인의 학업이나 생업이나 이런 것들에 지장을 받으면서까지 훈련을 받는데, 그걸 자비로 지급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가 좀 양심이 없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불만은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을 것 같고요. 그런데 의원님도 잘 아시겠지만, 지금 워낙 세입이 부족해서 어린이집 지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예비군 교통비 증여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리지 않겠어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일단 누리과정 예산이 논란이 된 근본 원인은, 박근혜 정부가 무상보육 공약을 이야기 했다가 이걸 지방교육청에 떠넘기는 건데요. 잘못된 지방교육 재정 교부금 전망 때문에, 지방교육청이 애초에 기대했던 돈이 지금 들어오지 않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예비군 훈련 교통 예산하고 비교하는 그런 문제는 아닌 거 같고요.

앞서도 말씀드렸듯 의무복무를 하고 제대한 뒤에 자기의 경제활동, 학업활동, 구직활동을 하는 중에 그 활동에 지장까지 감수 하면서 예비군 훈련을 받으러 왔는데 교통비도 못 맞춰준다는 것은 아무래도 국가가 양심이 없는 거다, 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지만 예산 사정도 있기 때문에 실비에는 부족하더라도 최소한 올해 같은 경우에 국방부에서 원래 계획했던 183억 원만이라도 깎지 말고 지켜줘야 된다, 전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예비군▷ 한수진/사회자:
“차라리 공무원 여비 예산을 줄여서라도 교통비 예산을 증액해야 된다” 이런 말씀도 하셨네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네, 대통령령으로 되어 있는 공무원 여비 규정을 보니까 대통령부터 5급 공무원까지 출장비로 지급되는, 모든 교통수단을 활용한 여비는 다 실비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공무원들은 실제 지출한 교통비를 국가에서 지급을 받는데, 예비군 훈련 교통비는 지금 절반도 못 주겠다? 만약 공무원들에게 예산이 부족하니, 지출한 여비 절반은 각자가 부담하도록 해라, 이러면 그걸 따르겠습니까? 그래서 정말 예비군 훈련 교통비 예산이 부족하다고 한다면, 차라리 공무원들의 이런 여비 예산을 줄여서라도 이 부분을 증액하자, 이렇게 이야기 했던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고위 공직자들은 다 챙기면서 예비군들은 반밖에 안 준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지금 예결위 소속이시지만, 어떻습니까. 소수 정당이라 계수조정 소위에 못 들어가시는 거죠?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그렇습니다, 매년 관행적으로 되풀이 되고 있는데요. 비교섭단체를 배제한 교섭단체만의 국회 운영이라는 게, 낡은 관행인데 여전히 여기서 한 걸음 못나가고 있어서 안타깝고요. 사실은 이 계수조정 소위에서 증액감액 실질적인 심사가 이루어집니다. 거기 못 들어가면 결국 마지막에 가서 의결할 때만 참여하게 되는데요.

저희가 ‘국민쪽지예산’을 시작하게 된 계기도, 국회의원들이 지역구에 사업 타당성도 없는 그런 건설 사업이나 이런 걸 끼워 넣는, 선심성 쪽지예산이 그 동안 문제가 됐지 않습니까? 발상을 바꾸어서 그런 선심성 쪽지예산이 아니라, 대다수 국민들에게 필요하지만 그런 어떤 쪽지예산들로 인해서 밀리고 있는 그런 예산을, 민생을 살리고 복지를 살리는 예산을 공개적으로 요구해보자, 이런 취지에서 이 프로젝트를 시작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쪽지예산이라고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들리는데요. 이렇게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니까 의미가 확 달라지게 느껴집니다. 국민쪽지예산이 1호도 있고 2호도 있고 하던데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첫 번째는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우리 청소노동자들에게, 정부가 약속했던 지침대로 임금을 드리도록 예산 70억 원을 증액하자는 법입니다. 이게 법사위에서 법무부 산하기관들, 법원이나 헌법재판소나, 그 동안에 문제가 되어왔기 때문에 70억 원을 증액해서 예결위로 올렸거든요. 문제는 기재부가 여기에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걸 지키기 위해서 제가 1호로 국민쪽지예산 요구를 했고요. 두 번째는 4대강사업 예산을 깎자는, 그런 감액쪽지예산을 요구를 했습니다. 국토위에서 증액되어서 통과된 4대강예산만 1조 7천억 원입니다. 여기에는 수자원공사 부채 이자 상환 예산, 또 4대강 보를 관리하고 유지하는 예산, 그리고 4대강 사업과 관련 된 댐을 짓는 예산, 이런 불필요한 예산들, 내지는 법적 근거가 불투명한 예산이 들어가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오늘은 4호 국민쪽지 예산을 발표한다구요?

▶ 박원석 의원(국회 예결위) / 정의당:
오늘은 세월호 예산입니다. 아직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세월호 실종자 9명을 구조해야 되고요. 그러면 선체를 인양하기로 했는데, 거기 필요한 최소 예산이 1천 억 원 정도라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내년 예산안에 단 1원도 편성이 안 되어 있어요. 정부에서는 예비비로 지출하겠다고 하는데, 예비비라는 것은 사실 예측 불가능한 그런 지출이 필요가 생겼을 때 하는 것이고, 세월호 인양은 그런 성격의 문제가 아닌 거죠.

약속대로 지금 세월호 인양에 착수해야 되고, 인양과정에서 단 한명의 실종자라도 더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될, 정부의 의무를 다 해야 하는데. 내년 예산안에 그게 단 한 푼도 반영이 안됐다는 것은, 저는 이건 유족들을 포함해서 국민들이 수용하기 어려운 그런 예산이라고 생각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네, 국민쪽지예산들 어떻게 되는지 저희도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정의당의 박원석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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