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컴퓨터 게임과 서양놀이에 밀려나고 있지만 한국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다양한 놀이문화를 가졌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근세까지 전해진 전통놀이만 무려 6천가지나 된다고 하는데요. 우리 놀이를 계승,발전시키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김정윤 기자입니다.
<기자>
주사위 숫자만큼 말을 움직여 먼저 나는 편이 이기는 쌍륙.
환호와 낙담이 교차합니다.
[한민선/서울 전곡초등학교 4학년 : 재밌고요, 이런 놀이 처음해봤어요.]
주사위의 우연성과 말을 움직이는 두뇌싸움이 결합돼 서양의 체스보다 더 풍성한 재미를 선사합니다.
백제 때 중국에서 전래돼, 풍속화나 옛문헌에도 자주 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지만, 지금은 거의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동기호/쌍륙보존회장 : 할아버지와 손자가 같이 공동 생활하는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핵가족 시대에 들어오니까 아이들이 배울 길이 없어요.]
7가지 조각으로, 수만가지 형태를 만들어 낼 수 있어 '교묘한 마술'이라는 별명이 붙은 '칠교' 서울의 한 초등학교는, 조선시대 양반집안의 필수 놀이였던 칠교를 수업으로 채택하고 나서 컴퓨터 게임에 빠진 학생들이 부쩍 줄었습니다.
[곽우신/서울 홍제초등학교 1학년 : 컴퓨터 게임보다 이게 더 재밌어요. 할게 이렇게 많아가지고 재밌어요.]
고누는 말판의 말을 움직여, 상대편의 말을 잡거나, 진지를 먼저 차지하는 편이 이기는 경기.
간단하면서도 경우의 수가 다양해 어린이들에게도 인기만점입니다.
[김덕용 (교사)/놀이연구회 '놂' 회원 : 놀이를 하면 가장 크게 얻는 효과는 다른 사람과 교류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표출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또 자연스레 받아들이거든요.]
경북 상주의 한 초등학교는 아예 전통 놀이로 가을운동회를 치릅니다.
쉬워보이지만 균형잡기가 쉽지 않은 굴렁쇠.
골목길에서 해지는줄 모르고 놀던 딱지치기.
아빠 세대의 추억이된 옛날놀이들이 자녀 세대에도 재미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김나현/초등학교 6학년 : 오늘 해보니까 게임보다 활동적인 민속놀이를 즐기는게 더 좋을 거 같아요.]
전통의 가치는 물론, 교육적 효과와 재미면에서도 옛놀이들을 보존하고 발전시킬 가치는 충분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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