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의 U, 인수위 '영어공교육 실천방안' 핵심 쟁점, 여론 반응 등 살펴
최근 학부모는 물론 교육현장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이 과연 실현 가능할까.
지난달 30일 제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과정, 교육환경, 교원확충 등 공교육의 3대축을 전면개편해 영어 사교육 없이도 충분히 대학에 갈 수 있고,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기본 생활 영어가 될 수 있도록 하고, 기러기 아빠 를 퇴출하겠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란이 만만치 않다. 얼마 전, 인수위 주최로 영어 공교육 프로젝트에 관한 토론회가 열렸지만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이번 방안을 반대하는 단체는 배재된 채 진행이 됐다. 또 사교육시장 축소에 효과가 있을지, 또 교원확충이 가능할지, 학생 간 영어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에 관한 구체적인 대책도 아직 없는 상태다.
13일 오후 1시 10분에 방송된 SBS'김미화의 U'는 숭실대 영어영문과 박준언 교수, 주간 조선 최혜원 기자, 방송인 전효실 씨를 패널로 초대해 이번 새정부가 그린 영어공교육 방안에 관한 논란의 핵심 문제들을 살펴보고, 학부모들과 일반 시민들의 의견도 들어보았다.
이번 인수위의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 논란의 핵심 쟁점은 세 가지다. 영어 공교육 방안이 과연 효과가 있을 것인가, 자질 갖춘 영어 교사 확충이 가능한가, 영어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의 여부가 중요하게 논의되야 할 부분들로 지적되고 있다.
먼저,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의 효과 여부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은 제 각각이었다. 인수위는 이에 영어 수업시간 확대, 회화 중심교육 재편이라는 방안을 내놓았는데 이에 대한 시민과 교육 관계자들의 의견은 각각 다르다. 찬성 측은 '어렸을 때부터 공교육을 통해 영어를 접하면 영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라져 교육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대 측은 '입시 제도에 대한 변화없이 영어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과연 도움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한다.
숭실대 영어영문학과 박준언 교수는 이에 "수업 시수 부족, 과밀 학급,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연계성 등이 기존 영어 교육의 문제점"이라고 지적하면서 "어렸을 때부터 (영어를)하면 영어에 대한 두려움을 없을 것이고, 현재 70-80%를 우리말로 수업하는 영어교육에 비해 효과적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또 자질을 갖춘 영어 교원 수와 재원 확보의 가능 여부 문제다. 인수위 방안에 따르면 5년간 영어전용교원을 2만 3천 명 늘리고, 4조원에 가까운 재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인수위의 청사진은 아직 '큰 그림'일 뿐이라고 최혜원 기자는 지적하고 있다. 그는 "지금 우리나라의 영어교사가 3만 여명 정도인데, 인수위는 그 만큼의 교원 수를 확보하겠다는 이야기"라면서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테솔(TESOL)이수자, 영어권 나라 석사 학위 이상, 전직 외교관 등의 영어전용교사 자격 기준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기자는 또 "4조원의 재원을 어디서 끌어다 쓰겠다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실한 대책이 없다"며 재원 문제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음을 피력했다.
숭실대 박준언 교수는 "현재 영어 교사들의 역량은 충분하다고 본다"면서 "가르치는 방법에 대한 문제인데 충분한 연수기간을 거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기러기 아빠'문제 등으로 대표되는 조기유학과 영어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사교육의 영어교육시스템을 공교육으로 끌어들이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일반 시민들 중에서도 특히 교육 소외 지역 주민들은 영어 교육 격차가 심해질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교육 시장에서 이번 방안을 또다시 이윤추구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 있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혜원 기자는 또 "기러기 아빠는 꼭 영어 교육이 원인은 아닐 수도 있다"면서 "기러기 아빠들 중에는 외국의 좋은 대학에 자녀를 보내서 이들이 한국에 다시 돌아왔을 때 '인재'로 평가받게 되길 원하는 분들도 있다"고 꼬집었다.
박준언 교수는 반면 "사교육 시장을 완벽하게 잡는다기 보다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지금 보다는 훨씬 개선된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인수위의 방안을 살펴보면 소외 지역 학생들에게 혜택을 먼저 주도록 하고 있다"면서 "격차 부분은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언 교수는 교육 격차, 사교육비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는 학부모들의 의견에 대해서도 "영어공교육에 대해서는 현 정부에서도 2006년부터 개선 방안을 추진 중이다. 새로운 것은 없다"면서 "다만 인수위의 방안은 현재보다 깊이 있고 폭넓게 하려는 것뿐"이라고 전했다.
한편, 영어공교육 강화 방안은 크게 두 가지 골격이다. 즉 '수업 변화'와 '대입 제도의 변화'이다. 인수위는 과밀학급 문제를 개선하고, 현재 평균 주당 1시간 정도인 영어 수업 시간을 3시간 정도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또 모든 수업을 영어 몰입식 교육으로 하는 방안 보다는 일단 영어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대입 제도 개선에 대해 인수위는 현재 수능 시험에 포함 되어있는 외국어 영역을 따로 떼어내 '영어능력평가시험'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시험 제도 개선에 대한 학생들의 충격을 줄이기 위해 지금 중학교 2학년이 고 3이 되는 2013년에는 읽기와 듣기를 도입하고, 2015년에는 말하기와 쓰기를 추가하겠다는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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