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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한테도 인사해야…" 가짜 청와대 명함에 6억 뜯긴 사업가

"판사한테도 인사해야…" 가짜 청와대 명함에 6억 뜯긴 사업가
▲ 광주고법

청와대 행정관을 사칭해 검찰 수사를 덮어주겠다며 지인에게서 수억 원을 가로챈 70대가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형사1부는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70대 A 씨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재판부는 5억 8천500만 원의 추징금 명령도 그대로 유지했다고 밝혔습니다.

A 씨는 지난 2015년부터 2023년까지 사업가 B 씨에게 사건 처리 등의 대가로 모두 128차례에 걸쳐 6억 6천5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습니다.

이 황당한 사기 행각은 약 10년 전인 2015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A 씨는 전북 군산시에 있는 B 씨의 회사를 찾아가 자신이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인데 검찰 수사를 해결해 주겠다고 접근했습니다.

그는 검찰 인사권을 쥔 민정수석에게 인사해야 하니 우선 2천만 원을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마침 송사에 휘말려 전전긍긍하던 B 씨는 이 제안에 넘어가 그날 바로 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A 씨는 청와대 행정관도 아니었고 민정수석과 일면식조차 없었습니다.

검찰이 이런 요구를 받아들일 리도 만무했기 때문에 B 씨의 사건은 결국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법정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런데도 A 씨의 대담한 사기극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A 씨는 담당 검사를 만나 구형을 낮췄고 집행유예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판사에게도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또다시 돈을 요구했습니다.

이후로도 그는 경영난에 빠진 B 씨를 돕겠다며 금융감독원과 국민연금공단 등 정부 기관은 물론 대기업 임원 교제비 명목으로 거액을 뜯어냈습니다.

게다가 군산지역 숙원사업인 조선소 가동과 새만금 재생에너지 등 대형 프로젝트에 B 씨의 업체를 끼워주겠다는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8년 동안 6억 원이 넘는 돈이 오갔지만 실제로 성사된 일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A 씨는 가로챈 돈 대부분을 가족이나 지인에게 이체하고 카드 대금을 막는 데 써버렸습니다.

사실 그가 '청와대 행정관' 명함을 파서 B 씨를 처음 찾아갔을 때 통장 잔고는 단 1천465원뿐이었습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단순히 피해자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을 넘어 공직사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크게 훼손하면서 개인의 이익을 챙겼다고 무겁게 질타했습니다.

이어 피고인의 아내가 피해자에게 1억 원을 주기로 약정했지만 아직 실질적인 피해 복구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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