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전례 없는 재난에 "다 죽는다"…상인들 "영업 못 해"

전례 없는 재난에 "다 죽는다"…상인들 "영업 못 해"
▲ 설거지하는 강릉 한 식당 모습

"단수되면 영업은 힘들죠", "이 불경기에 다 죽는 거죠", "물 끊기면 시청 앞에 가서 1인 시위라도 할 거예요"

전례 없는 가뭄으로 '재난 사태' 선포 9일째를 맞은 어제(7일) 강릉지역 상인들은 '단수'에 대한 두려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설거지물을 통에 받아서 쓰거나 깨끗한 물은 재사용하는 등 절수 운동에 동참하고 있지만, 단수가 되면 음식 조리부터 설거지, 화장실 이용 문제 등으로 인해 영업이 불가능한 탓에 매출에 큰 타격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교동택지에서 20년 넘게 생선요리전문점을 운영하는 김 모(66)씨는 "단수가 되면 일단 화장실 이용 문제 때문에 영업이 힘들다"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김 씨는 가뭄 사태 이후 설거지에 쓰이는 물이라도 줄이고자 작은 고무대야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큰 통에 물을 가득 담아 애벌세척을 했지만, 이제는 고무대야에 담아 간단히 세척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단수가 시행되면 아예 영업을 쉬거나, 급수 시간대에 맞춰 영업하는 방법밖에는 없을 것 같다"라면서도 최근에 식당 내부 리모델링으로 보름가량 영업을 쉰 점을 이야기하며 "다시 영업을 쉬기는 좀 그렇고…"라며 씁쓸해했습니다.

퓨전일식전문점을 운영하는 국 모(57)씨는 "단수가 되면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라고 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큰 정수기를 최근 작은 것으로 바꾸고, 손님들에게 내어주던 물도 정수 물이 아닌 생수로 바꿨습니다.

가뭄 사태로 말미암아 절수하는 김에 큰 공간을 차지하던 정수기를 치우고, 비용이 덜 들어가는 작은 정수기로 손님들이 커피라도 타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채소를 씻은 깨끗한 물은 화분에 주거나 바닥을 청소하는 방법으로 재사용하고 있습니다.

국 씨는 "단수되면 영업을 아예 못 하는데 무슨 할 일이 있겠느냐"며 시위에 나서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습니다.

인근에서 장사하는 또 다른 상인은 "단수되면 그냥 이 불경기에 다 죽는 것"이라며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지 않으려면 호미로 열심히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상인은 "영업 불가로 인한 보상도 필요 없다"며 "물만 잘 해결해 주면 된다"고 했습니다.

손님 대부분이 관광객인 해변 쪽 횟집들은 이미 영업 피해를 실감하고 있습니다.

강릉에 물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관광객들 발길이 준 탓입니다.

한 횟집 상인은 "어제는 단체 손님들이 강릉지역에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오해해 예약을 취소하려다가 '괜찮다'고 설득해 방문했다"며 "아직 피해가 심각하진 않지만, 매출 감소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다른 상인도 "지금까지 주말 장사 하면서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이라며 "다들 단수 걱정 때문인지 놀러 오지 않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강릉지역 생활용수 87%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12.6%로, 전날보다 0.3% 포인트 떨어졌습니다.

시는 전날부터 상수도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아파트와 숙박시설을 대상으로 제한 급수를 실시합니다.

제한 급수 대상은 저수조 100t 이상 보유한 대수용가 124곳으로, 이 중 공동주택 수는 113곳(4만 5천여 세대)이며 대형숙박시설은 10곳, 공공기관 1곳이 포함됐습니다.

시에 따르면 이날 군부대 차량 400대와 해군·해경 함정 2대, 육군 헬기 5대, 지자체·민간 장비 45대가 투입돼 약 3만 톤을 오봉저수지와 홍제정수장 등에 공급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Most Re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