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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고향 신안 하의도 '천사상' 사기꾼 작품 드러나…존치 갈림길

DJ 고향 신안 하의도 '천사상' 사기꾼 작품 드러나…존치 갈림길
▲ 하의도에 설치된 천사상 조각상

김대중 전 대통령 고향인 전남 신안 하의도에 설치된 '천사상 조각상' 존치 여부가 갈림길에 섰습니다.

조각상을 납품한 조각가가 학력과 경력을 속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법원 판결에 당장 철거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광자원으로 유지하자는 의견이 맞서고 있습니다.

오늘(25일) 신안군 등에 따르면 대구지법 형사12부는 지난 20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자신을 세계적인 조각가인 것처럼 속여 돈을 가로챘다"고 했습니다.

함께 기소된 경북 청도군 사건과 달리 신안군과 관련해서는 "경력을 속인 것은 맞지만 사기 고의가 있다고 보기는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신안군은 천사상 표지석을 철거한 데 이어 철거 여부를 고민 중입니다.

A 씨는 지난 2018년 자신이 파리 7대학 교수, 나가사키 피폭 위령탑 조성 조각가 등의 이력을 가졌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신안군에 접근했습니다.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 전 대통령의 고향인 하의도를 '평화의 섬, 천사의 섬'으로 조성하겠다며 조각상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군은 여러 언론에 A 씨가 전쟁고아, 화려한 파리 학력, 비엔날레 출품, 유명 화가 애제자 등으로 소개해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이후 A 씨는 2018년부터 2년 동안 하의도 등 일대에 천사상 조각상 318점과 다른 조형물 3점 등 총 321점을 납품했습니다.

2019년에는 '울타리 없는 천사상 미술관'도 문을 열었습니다.

A 씨는 이 사업을 펼치면서 군으로부터 19억여 원을 받았습니다.

군은 A 씨의 학력과 경력이 허위로 드러남에 따라 지난해 조각상 설치 경위를 설명한 표지석을 철거하고 안내문에서도 A 씨의 이력을 삭제했습니다.

A 씨가 설치한 조각상은 필리핀과 중국의 조각 공원에서 들여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러나 신안군민 사이에선 조각상 존치 여부를 두고 반응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군민 김 모 씨는 "사기꾼이 제작한 작품을 누가 보러 오겠냐"며 "비용이 들더라도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다른 주민 박 모 씨는 "조각상은 지역 내 관광자원 중 하나인 미술품으로 그대로 둬야 한다"며 "이를 보기 위해 찾아오는 관광객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신안군은 일단 검찰 항소 여부 등을 지켜보고 여론을 더 수렴해 존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입니다.

군 관계자는 "A 씨의 경력을 높이 사 조각상을 설치한 것이 아니고 설치품 자체가 가치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신안군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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