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있는 한 지역수협에서 간부로 일한 A 씨는 2019년 3월 치러진 조합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를 위한 불법 선거운동을 했다가 적발됐습니다.
결국 공공단체 등 위탁 선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그는 2021년 2월 1심에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A 씨는 확정판결이 나오면 수협중앙회가 자신을 감사할 거라는 사실을 알고 같은 해 4월 오전 6시쯤 2층 사무실에 몰래 들어가 각종 서류를 들춰봤습니다.
때마침 조합대의원 선거 준비로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총무팀 직원이 A 씨를 발견하고 곧바로 회사에 알렸습니다.
평소 1층 영업점 사무실을 쓴 A 씨가 새벽 시간에 2층 사무실에 있어 수상했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곧바로 사무실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A 씨는 그보다 훨씬 이전인 2020년 8월부터 새벽 시간마다 59차례나 2층 사무실을 들락날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그가 휴대전화 플래시 불빛으로 사무실 곳곳을 비추면서 여러 부서의 문서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거나 복사한 정황도 파악됐습니다.
A 씨는 당시 조합장 직무대행과 면담에서 "소화제나 음료수를 찾으려고 2층 사무실에 들어갔다"고 해명했지만, 회사는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습니다.
감사 결과 A 씨가 2020년 1월부터 고객이나 조합 임직원의 개인신용정보를 45차례 조회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습니다.
지역수협은 A 씨를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이후 그는 재판에 넘겨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확정판결을 받았습니다.
A 씨는 불법 선거운동으로 받을 징계와 관련해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2층 지도 상무실에 침입해 서류를 들춰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지역수협은 형사 판결과 별도로 인사위원회를 열고 "비위 정도가 심하다"며 A 씨에게 중징계인 '징계면직' 처분을 했습니다.
그러나 A 씨는 2021년 9월 "징계면직을 정직으로 바꿔달라"며 인사위에 재심을 청구했다가 기각되자 이듬해 3월 행정소송을 냈습니다.
그는 소송에서 "허기를 달래줄 음식물을 찾으려고 2층 사무실 내부를 살피거나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을 알아보려고 관련 서류를 찾아봤다"며 "징계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없었고, 경영 비밀을 유출하지도 않아 중대한 비위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인천지법 민사11부(김양희 부장판사)는 A 씨가 조합장을 상대로 낸 징계면직 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고 오늘(28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징계면직 처분을 무효로 해달라는 그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도 모두 부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59차례나 다른 사무실에 들어가 문서를 뒤지면서 촬영하거나 복사한 행위는 (수협의) 복무규정과 인사 규정에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며 "동의 없이 고객이나 조합 임직원의 개인신용정보 등을 조회한 행위도 마찬가지"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A 씨는 징계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다른 사무실에 고의로 반복해서 들어갔다"며 "징계 절차를 방해할 위험성이 큰 이 행위만으로도 징계양정 기준표에 따라 징계면직 처분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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