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이상 집터
이른바 '동백림(동베를린)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른 작곡가 고(故) 윤이상의 재심 사건 첫 재판에서 피고인 측과 검찰이 증거 인정 여부를 두고 법정 공방을 벌였습니다.
서울고법 형사5부는 오늘(24일) 윤이상의 유족이 신청한 재심 사건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습니다.
윤이상 측은 과거 수사 개시 단계에서부터 불법 납치·감금이 이뤄지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된 '위법수집증거'이므로 무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변호인은 "이 사건은 수사 개시부터 불법 납치 감금으로 시작됐고, 계속된 고문으로 피고인은 정신적인 문제가 발생할 정도로 고통받는 등 강압 수사로 이뤄진 사건"이라며 "조작된 사건으로 무죄를 주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검찰 진술과 법정 진술, 증거물 등이 나와 있는데 처음부터 위법한 사유로 체포돼 이뤄진 수사이기에 압수물도 위법 수사에 의한 증거"라며 "관련 증거가 위수증으로 채택될 수 없기에 증거 효력이 없고, 추가 증거가 없어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면 검사 측은 불법 구금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검사가 작성한 수사 서류와 공판 조서 등 증거들은 동의받아 수집돼 증거능력이 모두 인정되므로 유죄라고 반박했습니다.
검사는 "재항고가 기각된 점을 고려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는 측면에서 불법성 측면은 별도로 주장하지 않는다"면서도 "그와 별개로 불법성을 인정해도 수사 진행 경과나 재판 진행 경과, 절차적 부분이 비교적 중하지 않은 부분, 불법 부분 외에 가혹행위가 인정된 바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소한 검찰 단계 서류, 법원 1·2·3심, 파기환송심까지 진행된 공판조서 기록들은 증거로 채택돼야 한다"며 "그런 증거에 비춰봤을 때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추가 증거를 제출받기 위해 12월 12일 한 차례 더 공판기일을 진행하고 재판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동백림 사건은 1967년 중앙정보부가 유럽에 있는 유학생, 교민 등 194명이 동베를린 북한 대사관을 드나들며 간첩 활동을 했다고 발표한 사건입니다.
독일에서 활동하던 윤이상은 한국으로 이송돼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2년간 복역했습니다.
당시 법원은 간첩 혐의는 무죄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이후 2006년이 되어서야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박정희 정권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동백림 사건을 '대규모 간첩사건'으로 확대·과장한 것으로 결론지었습니다.
유족 측은 지난 2020년 재심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해 5월 재심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에 불복해 검찰이 항고했으나 올 7월 대법원에서 기각되면서 57년 만에 재심이 열리게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Video News
Video News
Video News
Video News
Video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