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 없는 '무도실무관'
무도실무관은 출소한 전과자들을 관리하는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의 공무직 근로자입니다. 법무부 공무원인 보호관찰관을 도와 전과자들 중에서도 전자발찌를 착용한 주요 대상자들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준법지원센터 또는 보호관찰소와 계약을 통해 고용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국에 170명이 있습니다.
이 직업 앞에 '무도'가 붙는 이유는 무도 3단 이상이 지원 자격이기 때문입니다. 무도의 종류는 태권도, 유도, 검도, 합기도 등 4개 종목으로 제한됩니다. 합산 3단이 아닌 단일 종목 3단 이상이어야 합니다. 영화에서도 배우 김우빈이 맡은 주인공 '이정도'는 태권도와 검도, 유도의 합이 9단인 무도 실력자로 설정돼 있습니다. 이런 무도실무관이 필요한 이유는 이들이 관리하는 대상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자발찌를 착용한 대상자들은 법원이 재범의 위험성과 관리의 필요성이 있다고 판결한 대상자들입니다. 무도실무관 채용 공고를 보면, 담당 예정 직무에 △전자감독 경보 발생 시 현장 출동, 증거 수집, 훼손자 검거 보조 △상시 출동 대기, 특별관리대상자 관리 및 출입제한구역 순찰 △구인 대상자 계호 및 유치 등 보호관찰관소 업무 보조라고 적혀있습니다. 보호관찰관들이 사법 경찰의 지휘를 가지지만, 어디까지나 일반 공무원 출신이기 때문에 보다 무도에 능한 인력을 뽑아 관찰관 업무를 보조하게 하려고 지난 2013년 무도실무관이란 직업이 생겼습니다.
영화 속 무도실무관은 태권도의 화려한 발차기와 유도의 업어치기, 검도의 정확한 타격으로 전자발찌 대상자들을 제압합니다. 때로는 전기충격기로 단번에 상황을 정리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무도실무관들은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각종 예능과 뉴스 인터뷰 등을 통해서 알려진 안병헌 무도실무관은 지난 2013년 채용된 무도실무관 1기입니다. 안병헌 실무관은 태권도 4단이지만 지난 10년 동안 현장에서 발차기를 사용한 적은 없다고 말합니다. 안 실무관은 "술 취한 대상자가 있어서 귀가시키려고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는데 '야 너희들, 막을 수 있으면 막아봐!'라며 갑자기 시민들에게 달려가는 일이 있었다"면서 한 사건을 떠올렸습니다. 안 실무관은 당시 술에 취한 대상자를 체포술로 제압했는데, 얼마 뒤 직권남용죄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다행히 형사 처벌을 받지 않았지만, 안 실무관이 만약 체포술이 아니라 태권도 발차기를 사용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안 실무관은 "무도 자격증이 있다고 해서 영화처럼 상대방을 무력으로 진압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나중에 경찰 조사를 받거나 나아가 법적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라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한 실무관은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지시에 불응하던 대상자가 갑자기 112 신고를 한 적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경찰에 전화해서 '내가 전자발찌 착용자인데 담당 직원이 폭언하고 폭행을 행사하려고 하니까 출동해 달라'라고 신고해서 경찰이 출동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실에서 무도를 사용할 상황이 오면 '보통은 경찰을 부른다, 자신들이 주도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할 수가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무도실무관들은 계약직 근로자라 무도를 행사할 권한이나 공권력 자체가 아예 없습니다. 무도실무관과 함께 일하는 보호관찰관은 △사법경찰직무법에 따라 사법경찰의 신분을 가집니다. 또 △보호관찰법에 따라 전자발찌 대상자를 구인할 권한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도실무관은 그 어디에서도 공무를 집행할 법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습니다. 결국 무도실무관의 무도는 이름뿐인 상황입니다.
처우도 형편없습니다. 11년 차인 안병헌 실무관은 세후 280만 원 정도를 월급으로 받습니다. 휴일과 야간근무수당을 모두 합친 금액입니다. 그런데, 올해 새로 뽑는 무도 실무관 공고에도 '보수 : 월 280만 원 상당'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신입과 10년 선배가 받는 보수가 별 차이가 없는 겁니다.
안 실무관은 이렇게 말합니다. "올해 들어온 후배가 야근을 조금 더 서게 되면 저보다 많이 받게 됩니다. 저희는 호봉 책정이 안 됩니다. 물가 상승률 정도로만 오를 뿐입니다. 10년 전에도 저는 200만 원대 초반을 받았고 지금도 200만 원대 후반을 받고 있습니다"
무도실무관은 승진도 승급도 없습니다. 교육 훈련 제도 대상도 아니며, 포상 및 표창의 대상도 아닙니다. 위험근무수당, 특근비, 가족수당, 연가보상비, 출장비, 성과급 등 각종 보너스 대상에서도 제외됩니다. 심지어 지급되는 장비도 보호관찰관과 무도실무관이 다릅니다. 관찰관에게는 수갑, 포승, 보호대, 전자충격기, 가스총 등이 지급되지만 무도실무관은 방호 장비인 방검복과 방검 장비만 지급되고 있습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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