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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무인기' 누가·왜?…한국 전략적 태도에 추측만 무성

'평양 무인기' 누가·왜?…한국 전략적 태도에 추측만 무성
▲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와 대북전단

북한은 한국 무인기가 평양 핵심부 상공으로 침투했다고 주장했지만, 무인기 실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은 물론 명백한 근거를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군은 '사실 여부 확인 불가'라는 전략적 모호성을 취했고, 북한은 이에 대해 "주범 또는 공범의 책임"이 있다고 군을 겨냥하면서도 특정하지는 못하는 모습입니다.

평양 상공에 떠오른 무인기에 대해 우리 군 무인기일 가능성, 민간 무인기가 북으로 갔을 가능성, 북한의 허위 주장 가능성, 북한 내부 반(反)정권 세력의 소행 가능성 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군은 지난 11일 북한이 외무성 중대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처음 주장한 직후에는 "그런 적 없다"고 밝혔다가 이후 공식 입장을 정리해 "사실 여부를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북한 주장에 대해 어떤 내용이든 사실관계를 확인해주지 않음으로써 북한의 대응과 행동에 혼선을 초래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군 안팎에서는 군이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는 정전협정 위반 행위를 직접 수행하지는 않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민간 단체의 무인기가 평양 상공을 날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남측에서 평양까지는 적어도 약 140㎞를 날아가야 하는데, 이론상 민간도 평양까지 무인기를 날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평양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 상공 구역에서 촬영했다는 사진에선 고정익 형태의 무인기로 보이는 물체가 식별되는데, 이는 민간단체가 사용하는 드론과 다릅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 11일 군의 공식 입장을 밝히면서 "북한 내부에서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원론적인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지만 북한 정권과 군부의 자작극일 가능성, 북한 내부 반(反) 정권 세력의 행위일 가능성이라는 두 가지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자작극이라면 한국을 악마화함으로써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기한 '두 국가설'과 '통일 포기'의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없는 일을 꾸며 창작하는 수준의 조작은 드물었다는 점에서 '자작극설'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북한 내 반(反) 정권 세력이 전단을 제작해 뿌렸을 가능성도 북한의 가혹한 주민 통제를 고려할 때 크지는 않습니다.

의문이 쌓여가는 가운데 북한은 이번 사태에서 평양 방공망의 수준을 일부 노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주장에 따르면 지난 3, 9, 10일 밤 등 세 차례에 걸쳐 무인기가 평양으로 침투했습니다.

북한은 무인기가 상공에 떠 있는 장면은 촬영했다면서 공개했지만 무인기를 확보했다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무인기를 격추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북한이 국방상을 강순남에서 노광혁으로 교체한 것이 방공 작전 실패의 책임을 물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그래서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북한의 자작극을 전제로 하면 북한이 의도적으로 기체는 공개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런 주장을 토대로 도발을 정당화할 수 있고, 실제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라며 "2년 전처럼 무인기를 또 남쪽으로 침투시키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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