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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아빠가 되면" 뇌도 반응한다고? 인생까지 바뀐다고? [스프]

[뉴욕타임스 칼럼] Dad Brain Is Real, and It's a Good Thing, by Darby Saxbe

0621 뉴욕타임스 번역
 
*다비 색스비 박사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다. 현재 아빠가 되는 것이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관한 책을 쓰고 있다.
 

세 자녀를 둔 한 아빠가 최근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 예전의 나를 만날 수 있다면, "가능하면 아이를 빨리 낳으라"고 꼭 조언해 주고 싶다는 거다. 아버지로서의 경험은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아버지가 되면서 목표가 생겼다고 그는 말했다. 최근의 뇌과학 연구 결과도 이런 경험을 뒷받침한다.

내 연구실에서는 남자가 아빠가 될 때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 살펴보고 있다. 최근 아버지가 되는 것이 뇌와 신체 전반에 변화를 불러온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막 아빠가 된 사람에게서 보이는 뇌와 호르몬의 변화는 남성이 처음부터 육아에 참여하도록 신경생물학적으로 설계된 존재임을 알려준다. 남성에게서도 엄마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육 본능이 탑재된 예가 종종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아빠로서 육아에 참여하는 건 장기적인 뇌 건강에도 좋으며, 결과적으로 공중보건 측면에서도 좋다. 청소년기부터 장년기에 이르는 남성의 위기가 화두인 시대다.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사회적으로 더 고립됐다고 느끼며, 일자리를 구하기도 예전만큼 쉽지 않다. 이럴 때 아버지로서 역할을 맡아 수행하면 정체성에 안정감을 주는 원천이 될 수 있다. 다만 보통 아버지가 되는 인생의 전환기가 한 사람에게 불안하고 취약한 시기일 수 있으므로, 사회는 아버지가 되는 과정 전반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2년 발표한 연구에서 나와 동료들은 스페인 연구진과 함께 처음 아빠가 된 사람들의 뇌 사진을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에 찍어 비교해 봤다. 앞서 연구진은 엄마의 뇌 사진을 찍어 비교한 적이 있는데, 아빠들의 뇌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유명한 선행 연구들은 여성이 엄마가 되면서 뇌의 회백질 부피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회백질은 뇌의 여러 영역에 걸쳐 있는 뉴런이 풍부한 뇌 조직층으로 사회적, 정서적 처리를 담당한다.

뇌가 쪼그라든다니 안 좋은 소식처럼 들릴 수 있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회백질이 줄어들면 뇌가 더 기민하게, 효율적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뇌가 발달하는 10대에도 인간은 회백질의 부피를 덜어낸다. 회백질이 많이 줄어든 여성일수록 자기 아이와 더 강한 애착을 보였다. 뇌(의 특정 부위)가 쪼그라들수록 엄마와 아이의 유대 관계가 강해진다는 말이다.

아버지에 관한 연구 결과도 비슷하다. 남자도 아빠가 되면 여자가 엄마가 될 때처럼 회백질의 부피가 줄어드는 등 비슷한 변화가 나타난다. 다만 회백질이 줄어드는 정도는 여성에 비해 남성이 작다. 여성은 회백질이 줄어드는 정도가 워낙 커서 기계학습 알고리듬에 뇌 사진을 분석해 보라고 맡기면 회백질의 크기만 보고도 최근에 엄마가 된 사람의 뇌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뇌를 구분해 낼 정도다. 남성의 뇌 사진은 그 정도는 아니다. 어쩌면 아빠의 뇌에서 관찰되는 변화가 일관적이지 않은 건 똑같이 아빠가 되더라도 육아에 참여하려는 의지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한다.

후속 연구에서 실제로 그 가설을 확인해 봤다. 우선 새로 아빠가 된 남성들에게 아이가 태어나기 전과 후에 아이에 대해 어떤 느낌을 받는지 측정했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이에게 강한 애착을 보이거나 아이가 태어났을 때 더 많이 일을 쉬고 아이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하는 아빠일수록 뇌 사진을 찍었을 때 고차원적 사고를 담당하는 대뇌 피질 전반의 회백질이 더 많이, 고루 쪼그라들었다. 비슷하게 아이가 태어나고 첫 3개월 동안 육아에 많이 참여하는 아빠일수록 뇌의 회백질이 많이 줄었다. 회백질이 많이 줄어든 아빠들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행복하고 즐거우며,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회백질이 줄어드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회백질이 줄어든 아빠 중에는 아이가 태어난 첫해에 수면 장애를 겪거나 우울증, 불안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도 많았다. 더 많은 표본을 토대로 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일단 소수의 표본으로 진행한 초기 연구 결과, 아빠가 되면서 부성애를 느끼는 것과 남성의 건강 사이에 일종의 반비례 관계가 관찰된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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