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몽촌토성역에 지하철이 뚫려서 집값이 올랐다고 했다. 친구들과 술자리 안주로 오르내린 집값 이야기였다. 오랜만에 만나 갑질하는 상사, 지랄하는 고객 이야기를 하고 나니 가족, 건강, 날씨 이야기를 거쳐 주식, 부동산 이야기로 넘어갔다. 그런데 정작 몽촌토성역에 사는 친구는 관심이 없다고 했다. 풍족하게 매월 월급을 받는 그이는 말했다. "돈이야 없다가도 있는 거지." 이야기를 들은 비정규직은 할 말이 없었다. 부동산 투자는 남의 말이고, 벌이가 제로가 되는 게 걱정이었다. 비정규직은 일자리를 잃기 쉽다.
일하는 사람의 바람은 비슷하다. 돈벌이는 평탄하길, 삶은 행복하길 바라는 것이다. 특별한 재능을 뽐내서 잘 나가는 전문직 프리랜서는 예외이니 제쳐두고서, 방법의 차이가 있다면 정규직으로 안정적으로 일하느냐, 엇비슷한 소득 수준을 유지하면서 비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쉽게 건너뛰며 자유로우냐 그것이다. 집값부터 옥상 위에 또 천장이 있다 보니, 로또라도 맞지 않는 이상 다른 벼락같은 혜안이 나오지 않는다. 안정적인 정규직이 답인데, 현재 한국의 비정규직 유니버스는 이렇게 다채롭게 착취한다.
1. 일용직 비정규직
아침 해가 뜨기 전, 지하철 첫차가 출발 준비를 하는 새벽 5시에 인력사무소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시계가 5시를 넘기면서 인력사무소에는 하나둘씩 사람이 들어차고, 공간이 없어진다. 때탄 각반과 장갑, 안전화를 신은 잔뼈가 굵은 이들이 하나둘 빠져나갈 때 같이 현장으로 나간다. 공사현장, 공장, 청소현장에서 몸을 써서 일하고 하루를 마치며 받는 약 15만 원의 돈을 받고, 약값 파스값으로 좀 떼고, 10%는 인력사무소에 준다. 이렇게 일을 하는 사람을 두고 일용직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2. 프리랜서 비정규직
2002년의 꿈은 이루어진다는 카드섹션 뒤로 월드컵 경기장 옆. DMC에는 카메라 세례와 대중의 선망 속에 셀럽들이 연기한다. 눈부신 스포트라이트 뒤는 분주하다. 무대를 미술작업으로 꾸미고, 조명을 쏘고, 카메라로 촬영하고, 영상을 편집하고, 음향을 입히고, 대본을 작성한다. 그리고 입봉을 기다리는 피디와 작가까지. 이 중 정규직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프리랜서가 있다. 하늘을 활강하는 자유로운 새처럼 정주하지 않는 이면에 불안을 안고 산다. 정규직으로 첫걸음을 떼지 못한 채 저임금에 다음을 기약하는 많은 사람을 두고 프리랜서 비정규직이라고 한다.
3. 간접고용 비정규직
고등학교를 졸업한 한 학생은 청춘은 사서 고생하는 거라며, 돈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일자리를 찾았다. 고3 반에서 입심은 단연 발군이었다. 그래서 콜센터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카드 상담원입니다."라고 자기소개를 하고, 상담을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 학생은 연봉이 높기로 유명한 ○○카드의 정규직 직원이 아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거래하는 은행과 카드회사, 가전제품 A/S, 보험사, 배달회사, 공공기관까지 다수의 회사에서 최전선에 배치돼 맘이 급한 사람을 대응하며 욕바가지 역할을 한다. 급기야 태안의 화력발전소에서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가장 험한 일을 하다가 어두컴컴한 곳에서 24세의 고 김용균 씨가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했다. 복지도 없고 임금도 적어서 대접은 박하고 위험하고 어려운 일에 내몰리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있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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