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선후보 등록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이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에 나섰습니다. 유력 정당이 전당대회까지 해서 뽑은 당 대선후보를 한밤중에 바꾸는, 우리나라 정당사에 유례없는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새벽 3시에 딱 1시간 동안만 후보 등록을 받는 등 그야말로 속전속결이었습니다.
첫 소식 김수영 기자입니다.
<기자>
어젯(9일)밤 진행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측과 한덕수 예비후보 측의 2차례 단일화 협상이 모두 결렬되자, 국민의힘 지도부는 오늘 새벽 0시,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선거관리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개최했습니다.
먼저 '김문수 대선후보의 선출 취소'부터 의결한 뒤, 새로운 후보의 등록 절차를 밟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새벽 2시 반쯤, 국민의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김 후보 선출 취소'를 공지했고, 이어 당 선관위원장 명의로 새 후보 등록 신청도 공고했습니다.
등록 신청을 받은 시간은 오늘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고작 1시간이었습니다.
오늘 새벽 3시 20분쯤, 무소속이던 한덕수 후보의 입당 절차가 마무리되면서 한 후보가 후보 등록을 신청했습니다.
국민의힘은 4시 40분쯤, 한덕수 후보가 유일하게 등록했다고 공고했습니다.
초유의 대선후보 교체 강행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합의에 의한 단일화가 실패했다며 국민과 당원에게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사태의 책임을 김 후보에게 돌렸습니다.
[권영세/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김문수 후보가) 막상 후보가 되자 시간을 끌며 사실상 단일화를 무산시켰습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뼈아픈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에 후보로 등록할 때 내야 할 서류의 종류만 32건이나 되는데, 새벽 시간대에, 그것도 1시간만 등록을 받은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서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빗발치자, 당 지도부는 불가피한 비상 상황이었다고 강변했습니다.
[신동욱/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통상적인 절차가 아니고 매우 위급한 비상의 상황에서 저희가 진행하는 절차입니다.]
이어 국민의힘은 오늘 오전 10시부터 전 당원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교체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묻는 ARS 투표에 돌입했습니다.
투표는 오늘 밤 9시까지 진행됩니다.
찬성이 절반을 넘길 경우 국민의힘은 내일 예정대로 당 전국위원회를 열어서 한덕수 예비후보를 당의 최종 대선후보로 확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용우, 영상편집 : 채철호, 디자인 : 박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