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 멈추고 불나고…"예견된 일" 전문가 한목소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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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은 게 이번 달 들어서만 벌써 다섯 번째입니다. 사람들 안전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이게 날씨 때문인 건지, 아니면 장비나 시스템의 문제인지 철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김지욱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오늘(23일) 3호선 운행 중단 사태를 빚은 화재는 선로 밑에 매설된 고압 케이블에서 발생했습니다.

매설된 지 13년 된 케이블인데, 정확히 어떤 요인에 의해 불이 시작됐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건조한 날씨 속에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누전 등에 취약해졌을 것으로 추정할 뿐입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 : 겨울철에 날씨가 너무 춥다 보면 여러 가지 장애가 많이 일어나잖아요.]

지난 15일 1호선 열차가 한강 철교 위에 멈춰선 것을 시작으로 오늘 3호선 화재까지, 이달 들어서만 이런저런 문제로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은 게 벌써 다섯 번입니다.

전문가들은 폭설과 한파 같은 기상적 요인도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사전 점검 미비와 노후 설비 개선이 더딘 걸 가장 큰 원인으로 꼽습니다.

[유정훈/아주대학교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 적기에 필요했던 그런 노후 시설의 교체가 제대로 되지 않았고요. 안전 점검이라든지 안전 점검에 필요한 인력 투입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상대적으로 소외되면서….]

실제로 김포 골드라인의 경우, 폭설이 예보된 상황에서도 집전장치를 그대로 노출했다가 문제가 생겼고, 어제 7호선 사고의 경우, 사용 연한 20년을 넘긴 노후 전동차가 문제였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올해 초 노후 전동차와 전기 설비를 대대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속도는 더딥니다.

교체 대상 노후 전동차는 전체 전동차의 절반가량인 1천700칸에 달하는데 현재까지 교체된 건 절반도 안 되고, 내구연한을 넘긴 전기 설비 교체율도 절반 수준입니다.

매년 1조 원에 달하는 만성 적자를 이유로, 사전 점검과 설비 개선을 소홀히 한다면 시민의 안전은 계속해서 위협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김승태,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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