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40대 지적장애인이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축사에서 일하며 고단한 삶을 살고 있다는 보도를 해 드렸는데, 이 장애인이 19년 만에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어머니는 차로 불과 30분 거리에 살고 있었지만 20년 가까이 아들의 생사도 모르고 있었습니다.
CJB 황상호 기자가 어제(14일) 보도에 이어서 전하겠습니다.
<기자>
70대 어머니는 굽어 버린 아들의 등을 두드리고 손과 발을 꾹꾹 주무릅니다.
무려 19년 만입니다.
말 대신 눈가에 눈물이 고입니다.
어머니와 아들 모두 의사소통이 어려운 지적장애인들, 어머니는 19년 만에 품으로 돌아온 아들이 그저 고마울 뿐입니다.
[김 모 씨/강제노역 피해자 어머니 : (실종된 지) 한참 됐지 나는 죽은 줄 알았지. (만나서) 기쁘지.]
47살 고 모 씨가 강제 노역을 한 축사와 자신의 집과의 거리는 불과 15킬로미터, 차로 30분 거리입니다.
이웃 주민들은 이렇게 가까이 살고 있는 줄 몰랐다며 모자 상봉을 자기 일처럼 기뻐합니다.
[윤정지/이웃주민 : 걔가 온다고 오니까 동네사람들이 다 난리가 났잖아. 반가운 정도가 아니죠. 죽었다고 인정한 사람이 왔으니.]
고 씨는 처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이름은 물론 친어머니와 누나의 이름조차 모르고 있었습니다.
고 씨는 가족 생계를 위해 충남 천안의 한 축사로 일하러 갔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고 씨가 맞은 적이 있고 축사 일이 싫어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며 사회복지사와 함께 축사 업주의 구체적인 학대 여부를 수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유찬 CJ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