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하진 않지만 어디선가, 한 번쯤 본 이 장면.
네! 맞습니다. 찰리 채플린이 만든 모던 타임즈의 영화 포스터입니다. 역사적인 희극 배우 하면 찰리 채플린! 찰리 채플린 하면 모던 타임즈인데 이 모던 타임즈가 개봉한 지 오늘이 80년째 되는 날입니다.
얼마나 유명한지 한 번 보여드릴까요? 한글로 검색하면 게시물이 24만 개가 넘고, 영어로 검색하면 논문만 4500개가 나옵니다. 죽기 전에 봐야 할 영화, 꼭 봐야 할 영화에는 늘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는 게 모던 타임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명한 이 영화를 여러분은 얼마나 알고 계시나요? 아니, 끝까지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괜한 궁금증 인가 싶어 스브스뉴스 팀원들에게 즉석 투표를 해봤습니다. 역시… 끝까지 봤다는 사람이 절반을 넘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어딘가에서 토막 난 모던 타임즈를 보시고 계실 여러분을 위해, 또 여러분의 지식 자랑을 위해 이 유명하고 위대한 영화를 간단히 소개해드립니다.
“기계화 시대에 인간 역시 기계화되어야 함을 마임을 통해 표현한다.”-김소희 평론가
모던 타임즈는 찰리 채플린이 나사를 조이는 노동자로 나오면서 시작합니다. 공장 주인은 노동자들을 쉬는 시간 없이 일만 하는 기계로 취급합니다. 영화의 갈등은 거기서 발생합니다. 찰리 채플린은 공장 주인의 터무니없는 요구에 맞춰 일하면서 점점 강박적인 노동자로 바뀌어 갑니다. 그의 눈에는 여성의 엉덩이와 가슴에 달 단추들도 조여야 하는 나사로 보입니다. 강박증이 더 심해진 찰리 채플린은 결국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됩니다. 그러나 노동자를 이 지경으로 만든 공장 주인은 어떤 책임 조치나 보상도 하지 않고 그를 그냥 해고합니다. 바닥까지 떨어진 채플린이지만 결국 그는 운명의 여성을 만나 함께 사회에서 벗어나 새 인생을 열어가는 해피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 해피 엔딩이 아니었습니다. 20세기 초반 인간이 기계처럼 취급받던 자본주의 시대를 신랄하지만 위트 있게 비판했기 때문입니다. 영화가 나왔던 1936년 당시의 미국은 대공황을 빠져나와 끝없이 성장하고 있었지만 정작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주당 60시간을 넘게 일해도 보상 하나 받지 못하는 불평등이 만연한 시대였습니다.
찰리 채플린은 노동자들의 비참한 삶을 신문 기사로 접하고 모던 타임즈를 구상했습니다. 그는 영화 내내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전혀 버리지 않으면서 자본주의의 어두운 참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줬습니다.
“기계가 장악한 대량 생산 사회에 한 개인이 저항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궁금했습니다.”
- 찰리 채플린
80년 전 오늘 나왔던 모던타임즈. 찰리 채플린이 느꼈던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도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모던 타임즈를 놓쳐서는 절대로 안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