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플러스] '펑' 에어백 터지며 착륙한 무인기에 웃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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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만든 첨단 무인 항공기들을 그제(13일) 8시 뉴스에서 소개해 드렸는데요, 리포트에 미처 담지 못한 이색적인 제품들을 이홍갑 기자가 취재파일에 더 자세히 남겼습니다.

지난 10일 전남 고흥 항공센터에서 열린 시연회 현장입니다.

한 중소기업이 내놓은 무인 정찰기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륙이 투척 방식이라서 1m 남짓한 비행체를 힘껏 하늘 위로 던지기만 하면 바로 떠올라 유유히 상공을 납니다.

더 특이한 건 착륙 방식입니다.

갑자기 급추락하며 수직으로 뚝 떨어져서 모두들 "앗"하고 놀라며 박살 날 줄로 걱정했는데, 그 순간 동체 밑부분에서 에어백이 펑하고 터지며 기체의 파손을 막아줬습니다.

보고 있던 관중들은 예상치 못한 기발함에 안도의 웃음까지 터뜨렸는데, 다 이유가 있는 이착륙이었습니다.

원래 대대급 군부대의 공중 정찰용으로 제작됐는데 나무 사이나 계곡, 산간 지역처럼 비좁은 곳에서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쉽게 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겁니다.

이날 국내 업체들은 이 밖에도 군사 작전이나 농업 방제, 재난 방재 등 실제 현장에서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드론들을 공개했는데요, 개발과 상용화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하죠.

앞으로 완성도를 더 높여서 상용화와 양산까지 쭉쭉 이어질 수 있길 바랍니다. 

▶ [취재파일] 에어백으로 착륙하는 첨단 무인정찰기 RemoEye-00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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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의 대표적인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 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평일에도 하루 평균 1천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연일 성황을 이루고 있는데요, 그래도 관심이 가지 않는 분들은 아마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을 듣고 호기심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잡스가 생전에 푹 빠져 있었던 미술가로도 유명하기 때문인데요, 떼려야 뗄 수 없는 잡스와 로스코의 연결 고리를 문화부 김영아 기자가 취재파일에서 다뤘습니다.

스티브 잡스는 미래의 애플 캠퍼스를 로스코의 그림으로 장식하고 싶어 했다고 합니다.

단순함으로 승부한 아이폰은 거대한 화면을 최대한 단순한 사각형의 색 덩어리로 가득 채운 로스코의 작품들과 닮았습니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은 까칠한 성격도 비슷했나 봅니다.

잡스는 애플 직원들이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는 것조차 두려워했을 정도로 악명높은 완벽주의자였고 로스코 또한 까다롭기로 소문난 작가였습니다.

관람객들이 캔버스의 테두리를 보지 않고 캔버스를 메운 색채에 파묻히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작품과 관람객과의 거리를 45cm로 해달라고 요구했고 작품에는 어떠한 설명도 달지 말라고도 강조했다고 합니다.

이렇다 보니 둘 다 스트레스도 심했는지 잡스도 젊은 시절부터 명상에 심취해 집에도 명상을 위한 방을 따로 마련했었고 로스코도 '로스코 채플'이라 불리는 명상 공간을 만들어 1년 내내 북적이는 명소가 됐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기획사도 이런 연관성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평소 한국인들에게 인기가 없는 추상화 전이 이렇게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건 아마 잡스 마케팅 덕분일 겁니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홍보자료나 포스터, 심지어 전시장 내부에서도 로스코보다 잡스가 더 두드러지는 듯하고, 또 벽면 곳곳에 적혀있는 "힐링"이나 "치유", "소통"같은 단어들이 닳고 닳은 것 같은 기시감을 줄 뿐 아니라 관객의 손을 이리저리 잡아 끄는 간섭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겁니다.

로스코는 "침묵은 그만큼 정확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전시를 가시게 된다면 이런저런 포장과 기획에 방해받지 마시고 그저 조용히 오래오래 작품을 마주 보며 감상에 잠기시기 바랍니다.

▶ [취재파일] 까칠한 완벽주의자 스티브 잡스, 힐링의 메신저가 되다? ②

▶ [취재파일] 까칠한 완벽주의자 스티브 잡스, 힐링의 메신저가 되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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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스포츠부 취재파일입니다.

권종오 기자가 난데없이 김연아 선수의 돌연 변이론에 대해 적었습니다.

무슨 내용일까요?

박세리 선수의 활약을 보고 골프채를 잡은 우리의 '세리 키즈'들이 미국 LPGA 무대를 석권하고 있습니다.

LPGA가 한국 여자 프로골프의 미국 지부 아니냐는 농담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반면 김연아 선수를 따라 피겨를 배운 '연아 키즈'들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는 사이 일본에서는 아사다 마오와 안도 미키 이후에도 뛰어난 선수들이 계속해서 배출되고 있습니다.

골프는 되는데 피겨는 안 되는 그 원인을 찾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제기되는 게 "그럼 김연아가 돌연변이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먼저 김연아가 특별한 재능을 가진 건 맞지만, 돌연변이는 아니라고 주장하는 측의 논리는 이렇습니다.

그녀에게 주어진 국민적 관심과 각종 물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고 여기에 저변까지 확대되면 버금가는 선수가 충분히 나올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김연아가 일종의 돌연변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10년 전 지금보다 훨씬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 피겨가 김연아를 얻은 게 로또에 당첨된 것과 같다고 비유합니다.

누구나 똑같이 수고를 들여 복권을 사고 숫자를 찍지만 그중에서 당첨되는 사람은 극히 소수인 것처럼 다른 선수들에게 유사한 후원을 해줘도 성적은 오를지 몰라도 김연아의 레벨까지 가리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고 보는 겁니다.

그녀가 진짜 돌연변이인지 아닌지는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이 체육계에서 불변의 법칙이란 점입니다.

일단 유망주를 일찍 발굴하고 이들이 마음 놓고 훈련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면 제2의 김연아까지는 모르더라도 세계적인 수준의 선수들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습니다. 

▶ [취재파일] 김연아는 돌연변이?…맞다 vs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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