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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사태의 감춰진 진실…희생자 수는 몇명?

미얀마 군사정부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지난 27일에 흐틋 대변인을 통해 양곤 시내에서 진압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일본 사진기자를 포함, 9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했으며 진압군도 31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미얀마 국영언론은 희생자 수가 10명 정도라고 보도했다.

과연 그럴까?

밥 데이비스 미얀마 주재 호주 대사는 이를 강하게 부정했다.

그는 군정 당국이나 국영언론에 밝힌 희생자 수 10명보다 훨씬 많은 시위대가 숨졌다는 미확인 보고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유혈사태가 벌어진 다음날 호주 라디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지난 밤 통행금지령이 내려진 뒤 목격자들의 개별적인 보고를 받았다"며 "시위 현장에서 치워진 사체 수는 (당국의 발표보다) 훨씬 많아 10명의 몇 곱절이 된다"고 말했다.

희생자 수가 200여 명에 이른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미국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반 군부 단체인 '버마(미얀마의 옛 이름)를 위한 미국 운동'은 유혈 진압으로 시위 참가자 약 200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익명의 한 아시아 외교관은 최근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희생자 수는 최소 35명에 이를 것이라고 주장했으며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역시 인명피해 규모가 당초 보도된 것보다 훨씬 큰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군 수뇌부가 발포명령을 내렸는지, 진압군은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는지 여부도 가려져야 할 진실 가운데 하나다.

일본인 사진기자인 나가이 겐지의 사망에 대해 미얀마 정부는 진압군이 쏜 경고사격의 유탄을 맞고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입수된 나가이 기자의 최후 모습을 담은 영상에서는 시위 군중 속에 있던 그가 한 군인에게 떼밀려 땅바닥에 쓰러진 뒤 정면에서 총을 맞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미얀마의 한 언론인을 인용해 강제진압 이틀째인 27일 군경은 시위대를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으며 최소 4명의 젊은이가 등에 총을 맞아 즉사했다고 전했다.

미얀마 사태를 영상으로 담다 체포령이 내려져 태국으로 탈출한 교민 정범래(41) 씨는 미얀마에서는 " '군인은 사람을 죽여도 지옥에 가지 않는다'고 교육을 받는다"며 "군인들이 무자비하게 시위대에 총질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1988년 민주화 시위 당시 희생자 수도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1천~3천 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이다.

이번 미얀마 사태의 희생자 수와 정황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채 자칫 역사 속에 묻힐 공산이 큰 형편이다.

(방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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