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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로스코`의 그림 안에서 휴식하기

미국화가 가운데 `마크 로스코`란 사람이 있다.


힐러리 로댐 클린턴 자서전을 보면 그녀와 클린턴이


연애 시절 로스코의 작품을 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대목이 나온다.





하지만 로스코의 그림을 보면 그다지


대화할 꺼리가 많지 않다. 브라운과 블랙 같은


어두운 색채로 아무런 군더더기 없이 칠해진


단순한 색면 추상 앞에서 더이상 무슨 말을 하랴.





언어의 연금술이 부끄러운, 그래서 마음의 언어만이


오롯이 필요한 그런 그림 앞에서 우리는 삶의 간결성과


단순함만을 느끼면 된다. 수없이 쌓여진 붓질의


흔적은, 그가 그림을 그리며 떠올린 현실적 체험들을


반영하지만 결코 그 느낌을 드러내진 않는다.





그냥 보는 사람이, 보는 사람의 마음대로 그 느낌을


찾아가는 고독한 여정만을 허락할 뿐이다. 그래서, 그의


그림을 제대로 보려면 참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의 그림은 그런 노력을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혼돈과 방황으로 지친 이들에겐 휴식을,


삶의 진정성을 찾아 헤매는 이들에겐 빛을,


욕망의 두께에 눌린 이들에겐 여유를 준다.


물론, 그 앞에서 마음을 열었을 때 가능한 일이겠지만.





엄중한 현실의 거센 파도 앞에서 주춤거리고 있다면,


수없이 쏟아지는 거짓말과 속임에 분노하고 있다면,


절정으로 치닫는 감정의 부대낌에 고통받는 연인이 있다면,


(한가한 소리인 줄은 알지만)


잠시 그의 그림 앞에서 쉴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