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택시를 탔다가 놀랄 만한 상황을 겪었습니다.
앞서 타고 있는 10살 남짓 어린이가 60살쯤 된
택시운전사와 삿대질을 하며 싸움을 하는 풍경
이었습니다.. 10살짜리 꼬마(?)는 그 나이에
입에 담긴 힘든 욕을 지껄이며 운전기사 할아버지에게
대들다가 결국 택시문을 발로 걷어차며 내리더군요.
그 꼬마의 어깨엔 장사하는 엄마 심부름인 듯
무거운 짐이 들려 있었고, 여전히 입으로 욕지거리
를 하며 인파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택시운전사 왈 "60평생에 저런 꼬마에게 욕지거리
당하기는 처음"이라며 기가막혀했습니다.
10살난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들려 택시를 혼자 태운
그 엄마가 도대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우여곡절 속에
성장하고 있는지 궁금하더군요.
한창 보살핌 속에 커야할 어린이들이 이토록
거칠고 황폐질 수밖에 없는 이유가 뭔지.
너무 일찍 피폐해진 그 아이의 삶이 한편 가슴아프
더군요. 더구나, 시험에 실패했다는
이유로 자살한 청소년들이 있다는 소식엔
잠시 망연자실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자연을 배우기 앞서, 사랑을 체득하기 앞서
경쟁과 미움과 좌절을 먼저 알아버린 어린이들과
청소년들. 꿈과 이상에 젖어 있어도 부족할
그 나이에 각박한 현실의 논리를 너무 빨리
익힐 수밖에 없는 세상이 부끄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