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영자 일간지 타이베이 타임스는 14일자 한국 국회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의결을 ‘다수당의 폭거(Violence by the majority)’로 규정했다. 신문은 ‘한국이 준 교훈’이란 제목의 사설을 통해 한국 국회가 193대 2라는 표결로 탄핵을 의결해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켰다며 “이 추악한(ugly) 의회 쿠데타가 전세계를 경악시켰다”고 평가했다.
또 천수이볜 대만 총통도 취임 초기 야당에 의해 탄핵 위기에 몰렸던 사실을 떠올리며 “아시아의 유교적 민주주의 국가”인 두 나라의 험난한 민주화 과정이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신문은 한국의 탄핵 정국을 3김 시대의 낡은 정치에서 이득을 보는 보수 기득권층과 노무현 대통령이 이끄는 개혁그룹간의 충돌 과정이 빚은 전투라고 보고, 보수세력의 완강한 저항은 그들의 정치적 특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집트의 유력 일간지 알 아크바르도 이와 비슷한 접근 태도를 보였다. 알 아크바르는 14일자 논평에서 한국 야당 지도자들이 노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국회에서 압도적 표차로 통과시켜 ‘전투’에서는 승리했지만 정작 ‘전쟁’에서는 패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신문은 야당이 세력을 규합해 원내에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지만 국민들에게 의도의 순수성을 설득하지 못했다며, 야당이 이를 정치적 승리로 여긴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민들은 헌정사상 미증유의 위기를 몰고온 책임이 대통령에게 있다고 보지만, 언론 회견 발언문을 문제삼아 대통령을 희생시키려는 야당의 행위는 다가오는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