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치기 싫다. 피가 모자라. 더 이상 나는 가르치는 일 말고는 하고 싶은 일이 없다. 가르치는 일이 없으면 더 이상 나는 괘감을 느끼지 못한다. 즉, 나는 가르치는 것에 괘감을 느끼지 괴롭히는데 괘감을 느끼지 않는다. 미안. 나는 교수이지 교사가 아니다. 그러니깐 IT업체가 아니라 중고졸이 많은 반도체 업체에 보내달라. 산적과 골목대장아 내가 왔다. 가자.
서방정토와 극락이 보이는 저 높은 남산으로 가자. 남산은 우리에게
슬픔과 고통과 괘감을 가져다 주는 유일한 수단이다. 그러니깐 우리는
남산터널을 지나 방송국을 지나 여의도로 가자. 그래야 우리는 산다.
주임연구원은 가르치기 싫다이지 나가기 싫다가 아니다. 그러니깐
어린 얘들이 많은 조직에 넣어달라. 더 이상 우리는 총장이지 연구원이
아니다. 얘들아 가자. 우리가 뛰어놀던 저 높은 구름과 총을 들고
산으로 가자. 얘들아 가자. 서울대로 가자. 시위와 집회가 없어진
관악으로 가자. 조국의 넉이 살아숨쉬는 남산으로 가자. 피가 모자라.
피가 모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