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 신문기자로서의 이력을 마감하고
집필활동에 전념해온 어떤 분을 만났습니다.
오랜만에 뵙는 터라, 이런 저런 신상 이야기를
나누던 가운데, 흥미로운 이야기 하날 듣게
되었지요.
지인 가운데 한 사람이 자녀를 결혼시키면서
결혼식 하객들에게 음식 대접 대신'책'을 한 권씩
선물했다는 내용이었죠. 양가 어른들이 결혼식전
서점을 함께 다니며 선물용으로 적당한 책을
고른 다음 출판사에 연락해 1천여 부를 주문한
다음 결혼식에 온 이들에게 간단한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는 거죠. 선물용으로 선정된 그 책은
베스트셀러와는 상관없는 예술에 대한 감식안을
키울 수 있는 교양도서였다고 합니다.
가을에 접어들면서 주말마다 결혼식에 불려다니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매번 분주하고 혼란스런
결혼식 피로연 때문에 정작 결혼의 진정한 기쁨은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선물이랍시고
손에 쥐어주는 물건들도 '우산'같은 별의미 없는
것들이 많아 되레 번거롭기까지 합니다.
삶의 윤기를 더해주는 교양서적 한권을
결혼식장에서 선물로 주고 받기.
그 아름다운 행위가 우리 사회에 조금씩 번져갈 수
있도록 작은 운동이라고 펼치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