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의 존재를 잊고 있는 것은 신발이 발에 알맞기 때문이요,
허리를 잊는 것은 띠가 허리에 잘 맞았기 때문이요,
앎이 옳고 그름을 따짐을 잊은 것은 마음에 꼭 맞기 때문이다.
<장자, 달생편>
신발도, 허리띠도, 아니 공기로 내쉬는 한 줌 호흡조차
편안하지 않는 세상 속에서 문득, 오늘 하늘을 보다.
벌써 가을. 시퍼렇게 물든 하늘에 가을이 숨쉬고 있다.
언어로 표현되기 힘든 자연의 그 유장한 흐름 속에서
강바닥을 긁듯 살아가는 일이 그래도 감사한 것은,
변함없이 빈 곳을 채워주는 자연의 너른 가슴 덕분일 것.
오늘은 그 누구처럼 자전거를 타고 부석사로, 선운사로,
남해로 흘러가고 싶은 날이다. 옳고 그름을 따지는 일에
휘둘리지 않은 ' 깃털같은 가벼운 마음'하나로 '바람에
나부끼듯'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