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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수천 개의 숟가락으로 표현한 인간 삶의 본질…김영재 개인전

[FunFun 문화현장]

<앵커>

사진작가 김영재는 제주 해변의 주상절리를 흑백의 수묵화처럼 표현하고, 숟가락을 활용한 설치 작업과 사진으로 인간의 현실을 통찰합니다.

장선이 기자입니다.

<기자>

[김영재 개인전 "길 끝에" / 21일까지 / 인사1010 갤러리]

단단한 육각형 돌기둥이 수직으로 뻗어 있고 그 아래 밀려온 파도는 포말로 부서집니다.

화산 폭발로 만들어진 생동감과 바다의 안정감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구르면서 깎이고 들이친 파도에 닳은 '몽돌'들이 물안개 위로 흑진주처럼 빛납니다.

[김영재/작가 : 정말 인간이 만들어도 그렇게 만들지 못한 그 섬세한 돌의 층, 또 어떤 것들은 보면 아주 웅장한 각. 물속에서 수없이 많은 파도를 맞는데도 불구하고 그 각은 그대로 살아 있었어요.]

작가는 사람들 생활 속에서 함께 해왔던 중고 숟가락에 주목했습니다.

황금빛 의자에 오르려는 숟가락들, 돈과 권력을 향한 군상의 모습입니다.

그렇지만, 인간은 결국 함께 해야 하는 존재입니다.

서로 붙들고 둥근 공동체를 만들어내는 겁니다.

작가는 7년간 전국의 중고 시장에서 수집한 수천 점의 숟가락으로 인간 삶의 본질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버려진 음료수 캔들을 바닥에 깔아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도 합니다.

[김영재/작가 : 숟가락은 사람의 손을 거친 거니까 사람한테 말할 수 있는 어떤 메시지를 주려면 이 숟가락이 필요하겠구나.]

범접할 수 없는 대자연의 장엄함은 흑백의 수묵화처럼 번져나고, 숟가락 군상의 설치 작업은 찬란한 푸른 바탕의 사진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원숙한 통찰로 빚어낸 서사시입니다.

(영상편집 : 김진원,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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