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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일용노동자 월 근로일수, 20일 초과 인정 어려워"

대법 "일용노동자 월 근로일수, 20일 초과 인정 어려워"
노동자가 업무상 재해를 입었을 때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 달 근로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오늘(25일) 오전 10시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한 뒤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대법원은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해져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근로자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 여건과 생활 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 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고 당시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 일수를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원심은 관련 통계나 도시 일용근로자의 근로 여건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심리해 월 가동 일수를 판단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일용직 노동자인 당시 50대였던 A 씨는 2014년 7월 30일 경남 창원의 한 여관 철거 공사 현장에서 굴뚝 철거 작업을 하던 도중 크레인에 연결된 안전망이 굴뚝 위의 피뢰침에 걸려 뒤집히면서 약 9m 높이에서 떨어졌습니다.

이 사고로 안전망에 함께 타고 있던 동료 노동자는 숨졌고, A 씨는 좌측 장골과 경골, 비골이 골절되는 등의 상해를 입었습니다.

공단은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A 씨에게 휴업급여 2억 900여만 원, 요양급여 1억 1,000여만 원, 장해급여 약 3,100여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공단은 해당 크레인의 보험자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7,957만 원을 대신 부담하라며 구상금 청구 소송을 냈습니다.

손해배상금 산정에서 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도시근로노동자나 무직자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면 벌 수 있었을 '일실수입'은 통계상 또는 근로자의 실제 월 노임과 근로일수 등을 곱해 계산합니다.

1심은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근로일수를 19일로 계산하고, 삼성화재가 공단에 7,11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월 근로일수를 19일이 아닌 22일로 계산해야 한다고 보고, 1심보다 많은 7,46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고시하는 통상근로계수는 일용노동자의 한 달 평균 근로일수 22.3일 전제로 산출되는 점이 주된 근거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대법원이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각 법원에 걸려 있는 소송과 향후 제기될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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